선배 류현진이 전하는 ML 스타일 “광현아, 개인 훈련 마치면 그냥 퇴근해도 돼”

by

KBO리그에서는 1년 선배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무려 7년 선배다. 류현진(33·토론토)이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에게 메이저리그 스타일을 전수하기 시작했다.

먼저 캠프 훈련을 시작한 김광현은 투·포수 소집일이었던 지난 12일 출퇴근 시간 때문에 당황한 사연을 공개했다. 김광현은 “(오전) 5시30분에 출근하는 선수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6시30분에 구장에 왔는데 문이 전부 잠겨 있었다”며 “마침 집에 놓고 온 게 있어 15분 거리인 숙소에 다녀오니 7시였고 그제서야 라커룸 문이 열려 들어올 수 있었다. 낚였다”고 웃으며 소개했다.

김광현은 퇴근 시간도 고민했다. 할 일을 다 마치고도 오전 일찍 일정이 끝나자 눈치를 보다 동료 선수들이 샤워를 마치고 귀가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자신도 샤워실로 들어갔다. 다 같이 비슷한 시각에 퇴근하는 한국의 단체생활 문화에 익숙한 김광현이 머리를 갸웃한 순간이었다. 그날 당장 류현진에게 전화했더니 “개인 훈련인데 눈치를 왜 보느냐고 하더라”며 “새로운 문화에 적응해야겠다”고 했다.

김광현보다 하루 늦게 공식 훈련을 시작한 류현진은 “광현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나도 궁금했는데 전화가 왔었다”며 “동료들을 기다렸다고 하길래 ‘끝났으면 그냥 가라’고 했다. 여기는 한국에서처럼 선수단 단체 이동이 없고, 개인 훈련하고 각자 할 일 한 다음에 알아서 퇴근하는 분위기다. 광현이가 그런 부분을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한국에서 1년 차로 데뷔해 고졸 신예 때부터 에이스 호칭을 달고 KBO리그를 평정하던 류현진과 김광현이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만났다. 류현진은 구단과 현지 언론까지 모두가 주목하는 ‘에이스’로 불리고 있고,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경쟁 속으로 뛰어든 김광현은 ‘베이비’라고 불리며 메이저리그 신인으로서 생활을 시작했다. 서로 의지하며 메이저리그에서 KBO리그를 빛내야 할 에이스들의 2020년 새 출발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