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빅브러더’ 예언했던 작가의 삶 추적

by

조지 오웰
피에르 크리스탱 글·세바스티앵 베르디에 그림
정수 옮김 | 마농지 | 160쪽 |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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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1984>와 <동물농장> 작가 조지 오웰 70주기를 맞아 프랑스를 대표하는 만화작가들이 의기투합했다. 오웰의 삶과 작품세계를 담대하고 세밀한 글과 그림 속에 담아낸 그래픽 전기가 출간됐다. 작가이자 프롤레타리아, 저널리스트이자 사회주의자, 당파성과 전체주의를 비판한 단독자….

책은 오웰의 다층적 삶을 평면적인 명성에 가두지 않는다. 거짓을 폭로하고 진실을 조명하며, “정치적 글쓰기를 예술로 만들고” 싶은 바람을 작품으로 실현한 오웰의 초상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데 집중했다. 책은 작가 ‘조지 오웰’이 되기 전 소년 에릭 아서 블레어의 외로운 얼굴에서부터 시작된다. “하급 상류 중산층”이었던 그는 차별과 속물근성이 만연한 기숙학교를 거쳐 명문 사립 이튼스쿨을 졸업한 뒤, 5년간 버마(현 미얀마)에서 식민지 경찰로 복무하며 계급과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갖게 된다. 이후 그는 “완전히 밑바닥까지 내려가 억압받는 사람들 사이에 있고” 싶어 대도시의 부랑자로 살아가면서도 이튼 시절의 ‘엘리트’ 악센트를 감추지 못하는, 사회적 모순을 체화한 인물로 20세기 초중반 격동기 유럽을 살아낸다.

오웰은 감시와 통제의 디스토피아, ‘빅브러더’의 재림을 예언한 통찰력의 소유자였다. 스페인 내전과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능동적 행동가였다. 오웰의 저작과 그의 전기, 기사들을 엮어 이 같은 모습을 재구성했다. 냉철하게 평가하되 그 무엇도 단정하지 않는 필치가 매력적이다. “영국의 아름다운 강들 중 하나인 오웰강 수면이 겉으로 보기에는 잔잔하지만 깊은 곳에서 마구 소용돌이치듯, 어떤 수수께끼는 한 사람과 그의 작품에 영원히 머문다.” 책은 그렇게 오웰과 작품 속에 머문 수수께끼로 독자를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