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석포제련소 대기오염 측정치 조작 임원 항소심도 실형

영풍 사과문 내고 정화 약속... 공대위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직무유기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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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 ⓒ 조정훈

 
대기오염 측정치를 조작한 혐의(환경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경북 봉화 영풍석포제련소 상무 A(58)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1년 2월을 선고한 원심보다 낮은 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이윤호)는 14일 A씨에 대해 징역 8월을 선고하고 같은 혐의로 기소된 대기오염 측정대행업체 B(58)씨에 대해서도 징역 10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월을 선고했다.

또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대기오염 측정업체 직원 3명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4~6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가 환경 업무를 관할하는 입법 체계에 정면으로 반하고 사회 전반을 위험성에 노출시킬 수 있다"면서도 "이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영풍제련소가 이 사건 이후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조치를 한 것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측정업체 대표와 짜고 대기오염물질 배출 수치를 조작하거나 측정하지도 않고 측정한 것처럼 기록부를 허위로 발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이렇게 허위로 발급한 증명서는 모두 1868건에 달했다.

영풍 "오염된 토양 정화에 대한 비용 아끼지 않겠다"

재판 결과가 나오자 이강인 ㈜영풍 대표는 깊이 반성한다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오염제로(0)'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동안 석포제련소 곁에서 저희를 믿어주시고 응원해 오신 석포면민과 봉화군민께 깊은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모든 임직원이 환경지킴이로 변신할 수 있도록 환경의식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기뿐만 아니라 강물과 토지 모두 오염제로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오염방지 기술개발과 시설투자, 과거 오염된 토양의 정화에 대한 비용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또 "무방류 시스템 도입과 오염방지시설 강화 등 지난해부터 시작해 내년말까지 완료 예정인 환경개선 사업에도 박차를 가해 주요 사업은 연내에 마무리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의 걱정을 하루라도 빨리 덜어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영풍제련소 공대위, 경북도지사 직무유기로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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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피해 공동대책위원회는 14일 오전 대구지검 안동지청에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 조정훈

  
한편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피해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대구지검 안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석포제련소 행정조치를 미룬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공동대책위는 고발장에서 "환경부는 지난 2019년 4월 영풍석포제련소 특별지도점검 결과 무허가 지하수 관정 개발·이용, 폐수 배출시설 및 처리시설의 부적정 운영 등 6가지 위반사항을 적발하고 경상북도에 조업정지 120일 처분을 요청했지만 경북도가 법령해석 요청을 빌미로 시간 끌기만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또 "3년간 측정치를 조작하면서까지 위법한 기업에 대한 감시 감독기관으로서 행정처분이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제안 등을 하지 않는 것도 관할자치단체장으로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풍제련소가 측정대행업체 2곳과 공모해 3년간 대기오염물질 배출 측정값을 거짓으로 기록해 임원 구속 등의 형을 받았음에도 주민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후속 대책 또한 내놓지 않고 있어 경북도지사의 직무유기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경상북도는 지난해 5월 환경부 점검에서 무단 폐수방류시설 설치 등 2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된 영풍석포제련소에 대해 각각 조업정지 3개월과 30일의 행정처분을 사전 통지했지만 아직까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