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환영·연대” 우한 교민 품은 아산·진천 주민들…반대 펼침막 등 자진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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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200명·진천 150명 각각 수용
368명 귀국, 의심증상 18명은 입원

‘#우한교민환영합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우한시 교민을 귀국시켜 충남 아산시와 충북 진천군에 격리 수용하면서 아산·진천 주민과 누리꾼들이 교민들을 환영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감염·접촉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차별·배제하지 않고 같은 시민으로 포용하는 움직임이다.

아산시 주민 강모씨는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는 서로의 사회안전망입니다. 아산 시민은 환영합니다. 함께 이겨내요!”라고 적은 공책 사진을 올렸다. 전날 아산시 주민 엄모씨는 페이스북에 “고통과 절망 속에서 많이 힘드셨죠. 아산에서 편안히 쉬었다 가십시오”라고 적은 스케치북을 든 사진을 올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한 교민 환영 선언이 이어졌다. 아산·진천 주민들은 ‘#우한교민환영합니다’ ‘#we_are_asan’ ‘#아산시민은환영합니다’ 등 해시태그를 붙여 연대와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때 우한 교민 수용 반대 시위를 하고 길을 막았던 아산·진천 주민들도 물러섰다. 주민들은 교민 도착 전 수용 반대 펼침막을 자진 철거하고 집회 장소 등을 정리했다.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진입로에는 주민들이 “우한 형제님들, 생거진천에서 편히 쉬어가십시오”라는 펼침막을 게시했다. 주민 정모씨(78)는 “재난을 피해 타국에서 찾아온 우리 국민인데 이들을 반대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에 마을 주민 60명이 마음을 모아 펼침막을 만들었다”며 “ ‘생거진천’(살아서는 진천에 산다)이라고 불릴 만큼 살기 좋은 지역에서 교민들이 2주 동안 편히 지내다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진입로에서도 주민 50여명이 교민 등을 태운 경찰버스가 순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임시보호시설 내부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일부 주민은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우한 교민 368명은 이날 오전 8시쯤 전세기로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의심증상을 보여 입원한 18명을 제외한 350명은 임시보호시설인 아산 경찰인재개발원(200명)과 진천 공무원인재개발원(150명)에 도착해 2주간 격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