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기내 화장실 이용까지 기록…공항 도착 ‘3중 검역’ 거쳐 격리
by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귀국 우한 교민들의 하루
체온 높은 ‘1명’ 전세기 탑승 못해
승무원 등 모든 수행원에 ‘방호복’
별도 항공센터에서 입국 수속 진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교민 보호대책으로 정부가 중국에 급파한 전세기편을 통해 우한에 거주 중인 교민 368명이 무사히 고국에 도착했다. 김포공항에 내린 직후 의심증상이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18명을 제외한 350명의 교민들은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에 마련된 격리시설에서 앞으로 14일간 머물며 건강상태를 확인받게 된다.
31일 오전 8시 김포국제공항에 우한 교민을 태운 대한항공 전세기가 착륙했다. 전세기는 2시간 전인 이날 오전 6시5분(한국시간 기준) 중국 후베이성 우한 공항을 출발했다.
전날 밤 장시간 대기 끝에 전세기에 오른 교민들의 표정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교민들에겐 평생 잊지 못할 긴 하룻밤이었다. 외교부 등의 말을 종합하면, 전세기 탑승을 신청한 교민들은 지난 30일 오후 10시쯤 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2중, 3중의 엄격한 검역이 시작됐다. 공항에 들어서기 전 중국 보건당국이 1차 체온 측정을 했고, 발권 뒤 재차 중국의 2차 체온 측정이 진행됐다. 탑승을 위한 보안검색이 이뤄진 뒤에는 한국 측 검역이 다시 진행됐다.
검역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 의심증상 기준 체온을 넘긴 교민 1명은 결국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해당 교민은 중국 보건당국의 안내에 따라 자택으로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역이 길어지면서 이륙시간도 2시간가량 지체됐다. 공항 도착 후 8시간가량을 기다린 끝에 교민들은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정부는 당초 2대의 전세기를 파견하려다 중국 정부와의 협의 끝에 1대만 보내기로 했다. 이 때문에 교민 대부분 방역용 마스크를 착용한 채 빈 좌석 없이 붙어앉은 채 비행했다. 일등석이 있는 비행기 2층은 비행 중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비워졌다. 다만, 긴 대기시간 중 피로 등을 호소하는 교민 일부가 2층에 탑승했다.
감염 문제를 우려해 승무원과 탑승객 간 접촉은 최소화됐다. 교민들의 화장실 이용도 승무원에게 알린 후 이뤄졌고, 모두 기록으로 남겨졌다. 전세기 탑승에 자원한 대한항공 승무원 전원은 방호복을 착용한 채 교민들을 지원했다. 정부 관계자는 “전세기로 이용된 항공편은 당분간 운항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국 검역과 수속은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별도 마련된 항공센터에서 진행됐다. 검역 결과 교민 중 총 18명이 발열 증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14명은 국립중앙의료원으로, 4명은 중앙대학교병원으로 각각 이송됐다. 별다른 증상이 없는 교민 350명은 입국 수속 등을 마친 오전 10시50분쯤부터 격리시설로 향하는 수송차량에 탑승했다. 교민 350명 중 200명은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150명은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이동했다.
아산으로 향했던 교민 200명은 낮 12시50분쯤 격리숙소인 경찰인재개발원에 도착했다. 전세기를 타기 위해 전날 밤 우한 공항에 도착한 지 15시간가량이 지난 시점이었다. 수송 버스가 숙소에 진입할 때까지 지역 주민들과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