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중국 인접국·주요 교역국들, 2차 감염 확산 ‘글로벌 커플링’

by

미국·베트남 가족 간 전파 사례
독일선 지역사회 감염 5명 확인

중국을 최근 방문한 적이 없는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에 걸리는 ‘2차 감염’ 확진자가 세계 각국에서 속속 확인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 환자에 의한 지역사회 내 ‘사람 대 사람’의 전염이 중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지난 30일 처음 발생한 2차 감염 사례와 유사한 확산 형태여서 전염병의 ‘글로벌 커플링(동조) 현상’이라는 말도 나온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일리노이주 보건당국은 이날 신종 코로나의 사람 간 전염 사례가 미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6번째 확진자인 이 환자는 시카고에 사는 60대 남성으로, 앞서 그의 부인이 최근 중국 우한(武漢)으로 여행을 다녀온 뒤 폐렴 증세를 보여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베트남에서도 2차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13일 베트남에 입국한 중국인 남성(66)과 호찌민에 거주하던 이 남성의 아들(28)이 최근 나란히 감염 확진을 받았다. 이날까지 5명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베트남에서 최근 중국을 방문하지 않은 환자는 이 아들이 유일하다.

미국과 베트남이 ‘가족 간 전염’ 사례였다면, 독일과 일본에서는 생활 반경이 겹치는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됐다.

특히 독일에서는 지난 27~30일 보고된 확진자 5명이 모두 2차 감염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모두 바이에른주 슈타른베르크의 자동차 장비업체 베바스토 직원들로, 최근 중국 방문 이력이 전혀 없었다. 이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전파자는 지난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출장 온 회사 동료 중국인 여성이었다. 이 여성은 23일 중국 귀국 항공기 내에서 감염 증상을 보여 중국 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일본에서는 지난 28일 60대 관광버스 운전기사에 이어 29일 같은 버스에 탔던 40대 안내원의 감염이 확인됐다. 두 사람 다 최근 중국을 다녀오지 않았지만, 이들이 탑승한 버스에는 우한에서 온 중국인 여행객 31명이 타고 있었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한국·일본·베트남이나 교역이 활발한 미국·독일 등에서부터 2차 감염자가 발견되는, 비슷한 확산 형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도 한층 가속이 붙고 있다. 영국과 이탈리아에서도 30~31일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오는 등 유럽도 본격적인 ‘신종 코로나 영향권’에 들어갔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먼 남미와 아프리카에서는 아직까지 의심 환자만 발생한 상황이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새 20여개국으로 퍼진 확산 추세를 감안하면 전 대륙 발병도 시간문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