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7월 출범’ 위해 총리 소속 설립준비단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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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기관 개혁 속도 내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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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운데)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추 법무, 입법 일정표 제시 등 검경 수사권 조정 후속 작업도 박차
문 대통령 “과거의 검찰은 잘못 스스로 못 고쳐” 개혁 의지 확고히

정부가 3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7월 출범을 위해 총리 소속으로 공수처 설립준비단을 설치하기로 했다. 또 검경 수사권 조정 후속 추진단을 설치하는 한편 자치경찰제 도입 등을 위한 경찰개혁 입법을 상반기 중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자 문재인 정부가 검찰권력 견제를 핵심으로 하는 권력기관 개혁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 정부 ‘권력기관 힘빼기’ 속도전

지난해 12월 공수처 설치법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시행령 마련과 조직 구성 등의 준비를 철저히 해 반드시 7월 중 공수처를 출범시킨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1호 공약’인 공수처는 대통령, 국회의원, 대법원장 및 대법관,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 등 고위공직자와 관련된 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독립기구다. 정부는 총리 소속으로 공수처 설립준비단을 설치하고 범정부적으로 공수처 출범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담화문을 통해 “공수처는 독립된 기구로서 성역 없는 수사를 할 것”이라며 “고위공직자들은 더는 부정한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되고 전관특혜를 비롯한 법조비리도 근절될 것”이라고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후속 작업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경찰에 모든 사건에 대한 1차적 수사권과 종결권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신 수사지휘권 폐지와 직접수사 범위를 제한하는 등 검찰 권한을 줄이는 내용이 담겼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권위주의 정부 때는 ‘검찰 파쇼’가 우려될 정도로 검찰에 많은 권한이 집중됐다”며 “직접수사 영역을 차츰 축소하고 (경찰의) 국가수사본부가 전문적인 수사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후속 입법을 위한 일정표도 제시했다. 2월 제·개정 대상 법령 검토, 3·4월 법령안 초안 마련, 5월 유관기관 의견 수렴, 6·7월 입법 절차 추진을 통한 확정이 그 내용이다.

다만 입법 과정은 물론 최근 검찰 인사와 직제 개편 과정에서 검찰의 반발이 공개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추 장관은 ‘검찰에서 법무부의 개혁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는 질문에 “잘못 알려졌다”고 반박했다. 그는 “검찰총장도 개혁입법이 국민의 뜻을 받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고, 검찰도 개혁에 동참하겠다고 저와의 첫번째 예방에서 분명히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경찰과 국가정보원 개혁도 강조했다. 권력기관 개혁이 검찰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모든 권력기관의 권한 남용을 막는 데 초점을 둔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것이다. 수사권 조정에 따라 비대해진 경찰권을 분산하기 위해 행정경찰과 수사경찰을 분리하고 국가수사본부를 신설해 경찰의 수사 능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자치경찰제 도입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경찰개혁 법안을 20대 국회 회기인 5월 말까지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 문 대통령 “검찰개혁은 무엇보다 중요”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정 총리와 추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권력기관 개혁 후속 조치를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과거의 검찰은 잘못을 스스로 고쳐내지 못했기 때문에 특히 공수처는 매우 의미가 있다”며 “수사·기소에 있어 성역을 없애야 하고 국가 사정기관을 바로 세워야 한다. 그 가운데 검찰개혁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추 장관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각 부처의 역량이 방역에 집중된 와중에도 검찰이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임을 거듭 지적하며 개혁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은 국민을 위한 권력의 민주적 분산이 필요하고 기관 상호 간, 기관 내부에서 견제·균형이 필요하다”며 “그것은 어디까지나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가 수사 총역량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하시는데 그것을 불식해내는 것도 중요 과제”라며 “국가 수사 총역량을 유지하는 원칙 아래 계획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도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 시행 과정을 언급하며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세부 사항을 조정하는 게 더 힘든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