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종 코로나 전염 방지…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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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연락사무소 중단으로 새로 설치된 ‘서울~평양 직통 전화’로 통보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전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 철거 일정을 당분간 연기하겠다고 남측에 통보했다.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은 북한이 지난 30일 오후 11시쯤 서울~평양 간 직통 전화로 연결된 팩스를 통해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이런 내용의 통보문을 보내왔다고 31일 밝혔다. 서울~평양 간 직통 전화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가동이 중단되면서 새로 설치됐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이후 문서 협의를 통해 시설 완전 철거를 요구해왔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철거 연기를 통보하면서 북측으로부터 지속적인 철거 압박을 받아온 정부로선 결과적으로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앞서 남북은 개성 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하는 대신 서울~평양 간 직통 전화와 팩스를 각각 1대씩 운영하기로 하고 지난 30일 오후 10시30분쯤 시험 통화를 완료했다. 직통 전화와 팩스선이 개통된 지 30분 만에 북측이 금강산 문제 관련 통보문을 보내온 셈이다.

남북은 직통 전화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락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여 대변인은 설명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가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국제사회를 오가는 모든 항공기와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북한 당국이 취약한 보건·방역 체계로 인해 전염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다고 판단해 국경 철통 단속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