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월성원전 ‘맥스터’ 불법 증설 취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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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지난 10일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조밀건식저장시설(맥스터) 증설을 위한 운영변경허가처분을 했다. 대부분 언론이 월성원전이 맥스터 증설로 가동중단 위기를 피했다고 보도했다. 과연 월성원전 가동중단이 위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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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터는 국내 원전 중 중수로형인 월성 1, 2, 3, 4호기에만 해당되는 시설이다. 2018년도 발전설비현황 자료를 보면 영구정지가 결정된 월성 1호기를 제외하고, 2018년 기준으로 월성 2, 3, 4호기는 국내 전체 발전소 설비용량 중 비중이 1.76%에 불과한 반면, 국내 최대전력수요 대비 설비예비율은 26.7%나 됐다. 월성 2, 3, 4호기가 없어도 국내 전력수급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더구나 중수로 1기는 경수로 1기에 비하여 사용후핵연료 발생량이 5배 이상 된다. 중수로 4기에서 배출되는 사용후핵연료가 경수로 20기에서 배출되는 사용후핵연료 양만큼 될 정도로 막대한 양의 사용후핵연료가 나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사능도 엄청나게 배출하고 있다. 사고가 나지 않는 평상시에도 원전에서는 방사성물질을 배출하고 있다. 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 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원자력안전기술원이 발표한 원전별 기체 방사성물질 배출량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년 월성 2, 3, 4호기에서 배출되는 양을 합한 것이 국내 경수로 원전 20기 전체에서 배출되는 양을 합한 것보다 핵분열 및 방사화핵종은 약 3배, 삼중수소는 약 2배, 전체 기체 방사성물질은 약 2배 수준인 것으로 계산됐다. 그중 요오드131, 세슘137, 스트론튬90 등은 주요 핵분열 생성물로 ‘죽음의 재’라고 불린다. 방사성물질인 탄소14도 중수로가 경수로에 비해 14배나 배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특히 월성 2, 3, 4호기 원자로 내진설계는 최대지반가속도 0.2g을 기준으로 한 것인데, 경주 지진을 통해 0.2g 이상의 지진동이 올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런데 월성 2, 3, 4호기 원자로의 내진 성능을 0.2g 이상으로 강화하려면 원자로를 전부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진으로 인한 사고 위험 때문에라도 월성 2, 3, 4호기는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것이다.

또 맥스터 증설은 사용후핵연료 관련 시설은 유치지역에 건설하여서는 안된다는 ‘방폐물유치지역법’ 제18조를 위반한 것이다. 즉 경주에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을 유치하는 대신에 사용후핵연료 관련 시설은 건설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위반하였다.

그리고 맥스터 증설을 위한 운영변경허가 절차에서 원안위가 맥스터 증설 관련 사고관리계획서를 전혀 심의하지 않은 절차 위법이 있다. 개정 원자력안전법에 의해 운영변경허가 시 중대사고관리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인 맥스터에 대해 중대사고 예방, 완화, 대처설비, 영향평가 등에 대해 원안위가 아무런 심의를 하지 않은 것이다.

산업부와 한수원은 주민들이 맥스터 건설에 반대한다면 월성 2, 3, 4호기를 가동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는데, 원안위는 맥스터 건설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절차조차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위법한 운영변경허가처분을 내렸다. 특히 월성원전에서 사고가 날 경우 직접적인 피해 범위에 속하는 방사선비상계획구역 안에 경주 주민은 약 5만명인 반면 울산 주민은 100만명이 넘는데도 울산 주민들을 배제한 채 원전 소재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경주 주민들만을 대상으로 공론화를 진행하려 하고 있어, 울산 주민들이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엄청난 양의 사용후핵연료와 핵분열 생성물 등 방사성물질을 배출하고 있는 월성 2, 3, 4호기는 하루빨리 가동을 중단해야 하고, 원안위의 맥스터 증설 허가처분은 위법하기 때문에 취소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