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세계의 신기한 학교들…진짜 이상한 학교는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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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학교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지음
글항아리|252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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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베투안 마을엔 ‘떠다니는 학교’가 있다. 우기가 되면 물에 가라앉는 습지대 아이들을 위해 강물 위로 띄운 ‘스쿨 보트’다.

러시아 사하공화국 곳곳에는 순록을 치는 에벤족 아이들을 위한 ‘유목 학교’가 있다. 러시아어와 수학, 에벤족 말 등을 가르치는 작은 ‘천막 교실’ 밖에는 순록을 먹이고 기르는 법을 일러주는 드넓은 ‘자연 학교’가 펼쳐져 있다.

여기 한국은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좁은 교실과 숨 막히는 경쟁 속으로 아이들을 몰아넣는 학교들이 빼곡하다.

자, 여기서 진짜 ‘이상한’ 학교는 어디일까.

<이상한 나라의 학교>는 우리와는 ‘다른’ 세계의 학교 10곳의 이야기를 통해 스펙 쌓기와 문제 풀이로 점철된 획일화된 시스템 너머 교육의 본모습을 되묻는다.

경향신문 특별취재팀은 40도의 인도 슬럼부터 영하 30도의 시베리아 설원까지 세계 곳곳을 누비며 낯설고 신기한 학교를 방문했다.

그곳의 아이들에게 학교는 ‘안식처’였다. 케냐의 나닝오이 여학교는 마사이 소녀들을 할례와 조혼에서 구출하기 위해 세워졌다. 잔혹한 악습에 상처받았던 아이들은 배움을 통해 도시공학자, 항공 엔지니어 등 새로운 꿈을 갖게 됐다.

성소수자를 위해 설립된 미국 맨해튼 하비밀크 고등학교는 차별의 상흔을 지닌 아이들에게 누구나 있는 그대로 존중받는 ‘안전한 공간’을 열어줬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비로소 자신을 사랑하고 세상을 마주하는 법을 배운다.

이들 학교 대다수의 환경은 열악하다. 인도의 기찻길 학교 아이들은 학업과 구걸을 병행하고, 콜롬비아 아이들은 폭력으로 얼룩진 빈민촌 한편에서 춤을 배운다. 그럼에도 책을 채운 사진 속 아이들의 얼굴은 개성과 행복으로 빛나고 있다. 학교는, 교육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답을 주는 듯한 표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