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규 노무사 교육 때 ‘민주노총 비하’ 교재 쓴 근로감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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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감독관 “민주노총 폄하 취지 아냐”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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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서울관악지청 소속 장모 근로감독관이 신규 공인노무사 집체교육 과정에서 민주노총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교육자료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신문이 31일 입수한 PPT 자료를 보면 장 근로감독관은 이달 초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강의를 진행하면서 “노동조합과의 교섭. 욕한다고 겁먹지 말기(민노의 특성)”이라는 내용이 담긴 교육자료(사진)를 사용했다. ‘민노’는 민주노총을 가리키는 것으로, 민주노총이 교섭을 하면서 욕을 한다는 편견을 신규 노무사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내용이다.

당시 강의를 들었던 한 노무사는 “공식 교재에 민주노총에 대한 비하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느꼈다”고 전했다.

매년 1월 한 달간 공인노무사 합격생들은 실무를 접하기 전 한국공인노무사회 주관의 교육 과정을 거친다. 이 교육 과정엔 노동법과 관련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사로 초빙된다. 강사 선정을 하는 공인노무사회도 사전에 이런 부분을 걸러내지 못한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손지승 민주노총 부대변인은 “노동존중사회를 표방한 현 정부의 근로감독관이 노조를 ‘혐오’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장 근로감독관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노무사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노사교섭인데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민주노총과의 교섭에선 간혹 욕설이 오갈 수 있는데 노무사가 겁먹고 뒤로 물러나선 안 된다는 취지로 사례를 들어 이야기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뒤 맥락을 봐야지 그 부분만 집어내 민주노총 폄하라고 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