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7번째 확진자 즉시 공개안해…큰 문제돼” 질본 질타

“2월초 분수령…작은 불씨 못 잡으면 산 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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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 News1

박원순 서울시장은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추가 확진자 3명이 서울에서 발생한 것과 관련 “7번째 확진자가 어제 저녁 6시30분에 확진됐음에도 불구하고 질병관리본부는 즉시 공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 6층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우한폐렴 6차 긴급대책회의’에서 “감염병을 잡는 특효약은 투명성이고 신속성이라고 강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확진된 7번째 환자는 무증상 입국자로 보건당국의 ‘능동감시’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환자는 28세 한국인 남성으로 중국 우한에서 청도를 거쳐 지난 23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했으며 29일부터 열이 37.7도까지 오르고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뚜렷해져 보건소로 신고했다.


그는 “실시간으로 발표되고 공유되지 않으면 시민들 불안을 키우게 된다”며 “확산을 막는데 큰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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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또 “현재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외국인 조사대상자 총1831명 가운데 국내에 남아 있는 인원이 몇명인가”라며 “대통령께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조사하라고 지시한지가 3일이 지났는데, 서울시에 아직 외국인 명단이 통보되지 않고 있다. 빨리 넘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영등포구청장 보고에 따르면 단기비자로 와서 일용직에 종사하는 중국인과 불법체류자들은 지역사회에 나타나지도 않고 있는데 굉장이 우려할 만하다”며 “아파서 병원에 어떻게 갈지가 우려된다. 심지어 한국말을 잘 모르는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도 최근 출입국 관리국에 들어온 중국인이 없는지 통보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명단이 오지 않는다 해도 중국인이나 중국동포, 해외여행객들이 묵을 만한 모든 곳을 2인1조로 모두 파악해 달라”며 “방문간호사 등과 협력해 전면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서울에만 중국 유학생이 1만명이 넘고 전국에는 7만명이 넘는다”며 “개학을 앞두고 속속 귀국할 가능성이 있어 이 경우에도 이렇게 많은 숫자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개학시기를 늦추거나 인터넷 강의 등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중앙정부에서 빠른 시일 내에 조치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시장은 “초동대응은 빠를수록, 완벽할 수록 좋다. 그것에 사활이 걸려 있다”며 “큰 산불도 작은 불씨에서 시작한다. 작은 불시를 잘 잡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으면 전체 산을 태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월 초순’을 분수령으로 제시했다. 그는 “바이러스 잠복기가 길게는 14일인데 2월 초순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잡을 수 있는가를 확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현재 어떻게 근본적이고 완벽한 조치를 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부분도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며 “WTO감염병 대응팀을 만나 자문을 구했듯 상설 자문기구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의에 배석한 질병관리본부장 출신의 이종구 서울대 교수는 “WTO발표를 보면 의심환자수가 늘어난다는 것을 볼 때 앞으로 상황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춘절 이후 중국이 취한 조치들이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다음 주말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 환자가 계속 유입되면서 지역사회에 전파가 되면 인플루엔자에 가까운 대책으로 변환해야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