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경 장벽’ 바람에 힘없이 털썩…멕시코 쪽으로 넘어져

미국이 멕시코와의 국경에 설치한 장벽 중 일부가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멕시코 쪽으로 쓰러졌습니다.

현지시간 30일 AP통신은 미국 칼렉시코와 멕시코 멕시칼리 사이에 세워져 있는 9m 높이의 장벽이 전날 강풍 속에 넘어졌다고 미국 국경경비대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무너진 벽은 콘크리트가 덜 마른 채였다고 AP는 전했습니다.

벽 건너편 멕시코 쪽엔 곧바로 차량이 다니는 도로가 놓여 있었지만 다행히 나무들이 무너진 벽을 받쳐주고 멕시코 당국이 신속히 차량을 통제한 덕분에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도로에 일부 파편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멕시코 기자 에리베르토 레예스는 그 시간에 차가 지나고 있었으면 깔렸을 것이라며 "비극을 피한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습니다.

미국과 멕시코를 가로지르는 국경 장벽 설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공약한 역점 사업입니다. 내년 말까지 총 2천70㎞의 장벽이 세워질 예정입니다.

장벽이 힘없이 쓰러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반(反) 트럼프 인사 등을 중심으로 조롱이 이어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인 톰 스타이어는 "난 건설하는 법을 안다. 나보다 더 잘 지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쓰러진 벽의 사진과 함께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