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별세 향년 75세…신발산업 부흥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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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발산업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31일 병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박 회장은 폐암을 진단받고 삼성서울병원에서 꾸준히 치료받으면서 지난해 말까지 왕성하게 경영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병세가 급속도로 악화하며 끝내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실업 관계자는 “박 회장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며 “장례는 평소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최대한 간소하고 조용하게 치를 예정”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경남 밀양에서 5남1녀 중 넷째로 태어나 어려운 성장기를 보낸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꼽힌다. 1971년 정일산업을 창업해 사업에 첫발을 들인 뒤, 1980년 태광실업으로 이름을 바꿔 임종 직전까지 경영을 맡았다. 1987년 나이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1994년 신발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고인은 2009년 ‘박연차 게이트’로 정·관계를 뒤흔들었다가 2014년 2월, 2년6월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다. 당시 재계 순위 600위권이었던 태광실업의 수사에 대검 중수부와 서울지방국세청이 뛰어든 것을 두고 ‘표적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태광실업은 이날 내부 성명을 내고 “항상 임직원 여러분과 유대와 신뢰를 강조해온 회장님은 눈을 감으시는 순간에도 태광실업이 더욱 번창하리라는 믿음을 전했다”며 “태광실업이라는 지붕 아래서 여러분과 같은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룰 수 있어 행복하셨다는 말씀도 남기셨다”고 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신정화씨와 1남3녀가 있다. 빈소는 자택이 있는 경남 김해 조은 금강병원에 차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