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검찰개혁 완성 위한 고삐를 바짝 당기다
총리와 법무·행안부 장관으로부터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계획' 비공개 업무보고
by 구영식(ysku)전날(30일) 오후 6시 전까지만 해도 다음날(31일) 문재인 대통령의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오후 6시 43분에서야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다음날 '비공개 일정'을 기자들에게 공지했다.
'1.31(금) 비공개 일정 총리·법무부 장관·행안부 장관 보고'
문 대통령이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비공개 업무보고'를 받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문 대통령에게 보고될 '주제'도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측은 "업무보고 이후 정부종합청사에서 11시 40분에 총리 브리핑이 예정되어 있으며 이와 관련 청와대의 별도 브리핑은 진행하지 않는다"라고만 밝혔다.
문 대통령의 31일 비공개 일정은 정세균 총리와 추미애·진영 장관으로부터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추진 계획'을 보고받는 것이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과 총리, 법무부·행안부 장관이 모두 참석해 '권력기관 개혁'을 주제로 업무보고가 진행된 것은 꽤 이례적이다.
물론 지난 2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이러한 정부의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지금까지 국회의 시간이었다면 정부로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라며 '권력기관 개혁의 제도적 완성'을 위한 철저한 준비를 총리와 관련부처(법무부·행안부·검찰·경찰)에 주문했다(관련 기사 : 문 대통령 "국민의 힘으로 검찰개혁... 머리 숙여 감사").
"과거의 검찰은 잘못을 스스로 고쳐내지 못했기 때문에..."
이처럼 검찰개혁을 위한 문 대통령의 집념은 아주 강했다. 이날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도 '검찰개혁의 제도적 완성'을 위한 고삐를 바짝 당기려는 의도가 강하게 묻어났다.
먼저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의 목표는 국민을 위해 권력기관의 권한을 민주적으로 분산하고, 권력기관 간의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라며 "이는 어디까지나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권력기관 개혁은) 수사·기소에서 성역을 없애고, 국가사정기관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라며 "(그 가운데) 검찰개혁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검찰개혁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검찰이 잘못을 스스로 고쳐내지 못했기 때문에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매우 의미가 있다"라며 "공수처가 어떻게 수사하고 어떻게 알려야 하는지 권한을 행사할 때 하나의 모델을 보여주고 확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공수처 출범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의 걱정은 국가수사 역량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 하는 것이다"라며 "권력기관의 민주적 개혁과 함께 수사기능이 약화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 국가수사 기능의 총량은 줄어들지 않도록 원칙을 잘 세워 후속조치를 잘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앞으로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과 관련해 시행령과 수사준칙, 조직개편 등을 통해 근육을 붙이고, 신경을 통하게 하고, 살을 붙여 완성해 주기 바란다"라며 "어려운 일은 지금부터다, 법무부와 행안부가 긴밀하게 협력해 주기 바라고, 총리가 전반적으로 잘 관리해 달라"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형사 사법 체계가 해방 이후 처음으로 바뀌는 것이다"라며 "검찰, 경찰은 물론 법조계, 학계, 법원의 의견까지 충분히 들어 참고해 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정세균 총리 첫 담화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흔들림없이 추진"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추진 계획' 비공개 업무보고가 끝난 뒤에는 정세균 총리의 '첫 담화'가 발표됐다.
정 총리는 이 담화에서 권력기관 개혁을 제도적으로 완성하기 위한 후속조치로 ▲ 총리실 산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 준비단'과 대통령 직속 '검경 수사권 조정 후속 추진단' 설치 ▲ 자치경찰제 도입과 국가수사본부 설치 ▲ 국정원법 개정안 국회 통과 추진 등을 내놓았다(관련기사 : 정세균 총리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흔들림없이 추진").
정 총리는 "정부는 사회의 강자를 법의 지배 아래 두고 사회의 약자는 법의 보호 아래 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공정하고, 특권이 없고, 인권이 보호되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국민의 요구를 차질없이 이행하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권력기관 개혁과 그 후속조치를 흔들림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