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反조원태 3자 연합 결성해 선전 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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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1.31 17:21 "주총서 전문 경영인 체제로 바꾸겠다"
재계 "사실상 조 회장 퇴진 요구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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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갈등이 총수 일가 전체로 번지는 양상이다. 30일 서울 중구 한진그룹 본사 앞 간판에 한진그룹 관계사 및 정석기업 명패가 붙어 있다. / 연합뉴스

국내 13위 대기업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요 주주들이 31일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에 뜻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현재 한진그룹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조원태 회장에게 "물러나라"며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조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은 이 같은 내용의 공동 입장문을 냈다. 이들의 지분은 총 31.98%. 조원태 회장(6.52%)과 정석인하학원 등 특수관계인(4.15%) 지분을 합친 것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재계에서는 "이들 3자가 공동행동에 나서면 오는 3월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불확실해졌다"고 보고 있다. 출석 주주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하면 조 회장은 연임에 실패하고 그룹 경영권까지 잃을 수 있다. 주총 참석률이 77%였던 지난해를 기준으로 따져보면 안건 통과를 위해 최소 39%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조 전 부사장 등은 "우리 세 주주는 경영의 일선에 나서지 않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혁신적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를 위해 3월 한진칼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 한진그룹 성장과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KCGI가 꾸준히 제기해 온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을 통한 한진그룹의 개선 방향에 대해 기존 대주주 가족의 일원인 조현아 전부사장이 많은 고민 끝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새로운 주주인 반도건설그룹 역시 그러한 취지에 적극 공감함으로써 전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배경설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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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조 회장은 지분율에서 수세에 몰려 있다. 조 회장의 확실한 한진칼 지분은 본인이 보유한 6.52%, 정석인하학원 등 특수관계인(4.15%), 델타항공(10%) 등으로 총 20.67%에 불과하다. 여기에 지난달 대한항공과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한진칼 지분 1%를 매입한 카카오를 우호 세력으로 간주해도 21.67%에 불과하다. 조 회장 입장에선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지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두 사람의 지분을 합하면 조 회장도 33.45%의 지분을 확보하며, 3자 연합군을 앞서게 된다. 하지만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 회장 편에 설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고문은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화해를 요구하고 있으나, 잘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진칼 지분 4.11%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최근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까지 의결했는데, 최근 부정 편입학으로 학사 학위 취소 처분까지 받은 조 회장 연임에 찬성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고(故) 조양호 회장이 지난해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반대로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대표이사직을 잃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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