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여파로 中 관광객수 급감… "사스 때보다 경제 피해 심각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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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1.31 17:57 | 수정 2020.01.31 18:03 최근 중국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가 지난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클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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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층 여행사 창구가 한산하다. /연합뉴스

31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클레어 리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우한 폐렴이 중국으로부터 관광객을 받던 나라에 재앙을 일으킬 것"이라며 "우한 폐렴의 부정적 여파는 사스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싱가포르와 홍콩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동남아를 방문하는 중국 여행객은 2003년 사스 발병 때보다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싱가포르 방문객의 약 19%가 중국인 관광객이었고 태국 방문객의 28% 정도가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SCMP는 "우한 폐렴으로 인한 중국 항공편에 대한 제한, 취소 등의 조치로 항공, 카지노, 호텔 등의 주식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최근 이들 업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중국인 여행객의 증가와 구매력에 크게 의존해왔다"고 전했다.

이 같은 항공편 제한 조치는 2003년 사스 유행 이후 17년만에 시행됐다. 사스 발병 당시 37개국, 8000여명의 사람들이 감염됐고 홍콩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최근 2주간 항공사들의 주식은 우한 폐렴 우려를 반영해 일제히 급락했다. 중국 최대 항공사인 중국 남방항공의 주가는 지난 2주간 19% 떨어졌고 중국 동방항공의 주가도 1월 17일 이후로 16.6% 떨어졌다. 홍콩 캐세이퍼시픽의 주가도 11.6% 하락했다.

중국 외부의 항공사의 주가도 타격을 입고 있다. 타이항공의 주가는 14% 떨어졌고 일본항공도 7.9% 떨어졌다. 싱가포르항공의 주가도 5.5% 하락했다.

카지노업계도 난항을 겪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카지노 성지인 마카오 방문객은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춘절 첫 번째 날부터 4일간 75%나 곤두박질쳤다. 일각에서는 우한 폐렴 문제가 더 심각해지면 카지노를 닫아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호텔 업계도 마찬가지다. 전체 객실의 30% 가량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갖고 있는 아코르(Accor) 호텔의 주식은 2주간 5.3% 하락했다. 하얏트 호텔의 주식도 2.5% 떨어졌다.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한 연구원은 "우한 폐렴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된다면 중국과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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