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으로 주목 받는 美독감… "올해 환자 10년 만에 최악일 것"
by 이현승 기자입력 2020.01.31 17:05 "27일 현재 예측에 따르면 독감 활동이 정점에 달했을 가능성은 85%다. 독감이 향후 몇 주 간은 감소하겠지만, 2월까지는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매년 날씨가 쌀쌀해지면 주 단위로 독감의 유행 시기와 강도를 예측해 홈페이지에 올린다. 이른바 '독감예보(flusight)'다. 미국에서 독감은 가벼운 질병의 일종이 아니라 심각한 국가 보건 문제다. 올 겨울에만 8200명이 사망했다.
30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미국 내 독감 환자는 1500만명이었고 사망자는 8200명에 달했다. 사망자 가운데 54명은 어린이로 추정됐다.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는 "이번 독감 시즌은 10년 만에 최악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에선 매년 최소 1만2000명이 독감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7~2018년 독감 시즌에는 무려 6만1000명, 2018~2019년에는 3만4000명이 죽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도 독감은 연간 65만명의 사망자를 냈다.
가벼운 병으로 취급되는 독감이 이토록 많은 사망자를 내는 건 사람들이 질병의 위험성을 과소평가 해 예방과 치료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CDC는 2018~2019년 독감이 유행할 때 예방 주사를 맞은 미국 성인은 50%가 안되고, 아이들도 62%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비싼 병원비로 사람들이 진료 자체를 꺼려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 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사람들이 독감을 가볍게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템플대학 루이스 카츠 의대의 마고 사보이 교수는 "신종 감염병에 대한 놀라움, 신기함이 독감을 마치 가벼운 증상처럼 느끼게 할 수 있다"며 "독감을 과소 평가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모든 독감이 사망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독감으로 면역체계가 약해진 사람이 세균, 바이러스에 2차 감염 됐을 때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만성 질환을 가진 사람도 독감으로 합병증에 걸려 폐렴, 심장과 뇌에 염증, 장기 기능 상실 등으로 치명적인 상황에 놓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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