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김광현 “선발 로테이션 거르지 않는 게 첫 번째 목표”
풍운의 꿈을 안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첫 시즌에 나서는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돌아왔을 때도 이렇게 많은 취재진 앞에서 귀국 인터뷰하고 싶다"며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광현은 3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소속팀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질 미국 플로리다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광현은 전 소속팀 SK 와이번스의 플로리다 비로비치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일주일간 몸을 만든 뒤 주피터로 이동해 세인트루이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날 공항에는 새벽 시간임에도 많은 취재 기자가 몰렸다.
김광현은 "이렇게 많은 분이 오실 줄 몰랐다. 메이저리그는 역시 차원이 다르다"고 웃은 뒤 "미국에서 아직 야구를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관심이 살짝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더 잘해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광현은 SK의 지원 속에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뤘다.
지난해 12월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세인트루이스와 2년간 보장금액 800만달러에 계약했다.
투구 이닝 등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해마다 150만달러씩 총 300만달러로 알려져 계약 총액은 최대 1천100만달러에 이른다.
현지에서는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예상한다.
미국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김광현이 올해 27경기에 등판(26경기 선발)해 151⅓이닝 10승 10패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광현은 이에 대해 "어떤 것도 믿지 않고 내가 할 것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신인 같은 마음으로 제로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가려고 한다. 제로에서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는 "두 달 간 푹 쉬어서 몸 상태도 괜찮다. 무조건 가서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스프링캠프부터 잘 소화하겠다"라고 말했다.
김광현은 "2월 22일이 첫 시범경기라고 통보를 받았다. 그에 맞춰 일본 오키나와에서 하프피칭까지 했다. 2월 22일 첫 경기할 때 1∼2이닝 정도는 던질 수 있도록 몸을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2007년 KBO 리그에 입문한 김광현은 13년 후 '루키'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다.
SK 부동의 에이스에서 이제는 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낯선 상황에 직면했다.
그는 "신인 때 생각이 많이 났다"며 "신인 때는 관심을 많이 받았고, 그게 부담감으로 작용하긴 했지만, 지금은 그런 걸 즐길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실력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선발 경쟁에 대한 자신감을 묻는 말에는 "캠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선발이 될지, 중간이 될지가 결정될 것 같다"며 "최대한 선발로 들어갈 수 있게 하겠다. 제일 자신 있는 게 선발이고 여태까지 해온 게 선발"이라고 굳게 말했다.
김광현은 "선발로 결정되면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공을 던지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여러 가지 생각할 필요 없다. 팀이 나가라고 하면 나가서 공을 던질 것"이라며 "다음 이닝에 올라가기 전에 내가 힘이 떨어지면 내가 가장 잘 안다. 팀에 가장 이득이 될 수 있는 행동을 해서 살아남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광현은 금의환향을 꿈꾼다.
그는 "시즌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도 다시 많은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하고 싶다. 그 말은 어느 정도 성적을 거뒀다는 뜻이다. 나만의 희망 사항"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팬에게 감사의 말을 남겼다.
김광현은 "정말 팬들 덕분에 메이저리그에 가게 됐다.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이른 새벽부터 응원해주실 텐데 '저 선수는 정말 열심히 한다'는 말을 듣도록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던지겠다. 내 스타일도 설렁설렁이 아니다.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