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와 선거 악연 임동호… 靑은 왜 그에게 전화했을까

[드러나는 靑 선거개입]

靑, 검찰 출석 앞둔 임동호 前 민주당 최고위원에 이달 초 전화
임, 작년 지방선거때 "송철호 단독 공천은 당헌·당규 위반" 반발
"검찰서 아는대로 말할것"… 그의 입에서 결정적 진술 나올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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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12.10 01:45 검찰은 9일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에게 "10일 오전 11시에 참고인 신분으로 나와서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울산 지역에서 오래 활동해온 여권 정치인이다. 울산 밖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그런데도 그의 검찰 소환에 청와대와 여당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해 현 여권에 불리한 '결정적 진술'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돈다.

이런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그의 정치적 위치 때문이다. 그는 민주당원이다. 그런데 그는 같은 민주당 소속 송철호 울산시장과 시장·국회의원 공천 등을 두고 여러 차례 갈등한 경쟁자였다. 그때마다 임 전 최고위원이 송 시장에게 밀린 경우가 많았다. 송 시장이 당선된 작년 울산시장 선거의 내막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를 검찰에 말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임 전 최고위원이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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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知己)인 송 시장의 당선을 위해 청와대가 작년 지방선거 직전 경찰을 시켜 한국당 후보였던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대대적 수사를 벌였다고 의심하고 있다. 임 전 최고위원은 당시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 공천을 놓고 송 시장과 경쟁한 '예비 후보자'였다. 그런데 민주당은 작년 4월 내부 경선 없이 송 시장을 민주당 단독 후보로 공천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당시 "(송 시장) 단독 공천은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이를 두고 울산 정치권에선 "임 전 최고위원의 앙금이 담긴 발언"이란 말이 나왔었다. 이전에도 송 시장과 비슷한 '선거 갈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6년 울산 남구을 국회의원 선거 때도 그랬다. 그때 송 시장은 무소속 후보로 이 지역에 나왔다. 민주당 후보는 임 전 최고위원의 동생 임동욱씨였다. 송 시장은 그때 "민주당 표가 갈린다"며 임 전 최고위원에게 "동생에게 후보 단일화에 응하거나, 출마를 포기하게 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동생 임씨는 거절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한 사람(송 시장)의 당선을 위해 단일화라는 명분을 함부로 사용해도 되나'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2012년 울산 중구 국회의원 선거 때도 '악연'이 있었다. 임 전 최고위원은 그때 후보 자리를 송 시장에게 양보했다. 당시 국회의원 후보 신분이던 문 대통령의 중재로 그리했다고 그는 자서전에 썼다.

임 전 최고위원은 2017년 10~11월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에 당시 김기현 시장 동생 관련 비위 의혹 문건을 갖고 와 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이 그를 부른 직접적 이유는 이것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검찰이 더 확인하고 싶은 건 그가 알고 있는 작년 울산시장 선거 내막이라는 말이 검찰 주변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여당도 그의 '입'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지역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청와대와 민주당에서 이달 초 임 전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최고위원은 본지 통화에서 "송 시장 등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대로 검찰에 가서 말하겠다"고 했다. 작년 울산시장 선거 과정에 대한 질문엔 "일단 검찰에 가서 제가 아는 범위에서 답변하겠다. 나중에 언론에도 필요하면 얘기하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검찰 조사에서 '결정적 진술'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그는 올 7월 펴낸 자서전에서 민주당 울산시당 관계자들을 비방했다는 이유로 현재 민주당에서 징계 재심사를 받고 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이미 내년 총선 때 민주당 후보로 울산 지역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기 때문에 여권을 자극하는 진술을 검찰에서 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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