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서 34세 여성 총리 탄생…‘현직 세계 최연소 기록’
by 파리=김윤종 특파원핀란드에서 역대 최연소인 34세 총리가 탄생한다.
AP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중도 좌파 성향의 핀란드 제1당인 사회민주당(사민당)이 8일(현지시간) 신임 총리후보를 두고 투표한 결과 32표를 받은 산나 마린 의원(34)이 또 다른 30대 후보 안티 린트만 사민당 교섭단체 대표(37)를 3표차로 누르고 총리 후보자로 선출됐다. 마린 후보자는 10일 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통해 공식 총리로 취임한다. 그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젊은 총리인 우크라이나의 알렉세이 곤차룩(35)보다 한살 더 어리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도 최연소 현역 총리가 된다.
핀란드에서 여성 총리는 세 번째다. 마린 후보자는 선거 결과 후 나이를 의식한 듯 “나는 내 나이와 젠더(gender·성)에 대해 결코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내가 정치에 입문한 이유와 우리가 유권자의 신뢰를 얻었던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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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11월 수도 헬싱키에서 태어난 마린 후보자는 유년시절 남서부 도시 탐페레로 이주해 이 지역 탐페레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보인 그는 2012년 탐페레 시의원에 도전했고,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시의회 의장까지 맡았다. 2015년 핀란드 의회 입성 후 젊은 피를 찾는 사민당에 의해 올해 6월 교통·커뮤니케이션 장관에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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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당은 올해 4월 총선에서 득표율 17.7%로 16년 만에 제1당 자리를 되찾았다. 핀란드에서 국가원수인 대통령은 국민투표로 뽑고 행정부 수반인 총리는 원내 과반을 차지한 정당 혹은 연립정당 대표가 맡는다. 앞서 6월 총리로 취임한 안티 린네 사민당 대표는 최근 다른 당들의 총리 지지철회로 이달 3일 사임했다. 그는 지난달 국영 우편과 항공 파업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마린 후보자 외에도 30대 지도자들이 활약하고 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39세, 아일랜드 버라드 커 총리는 38세,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는 37세에 각각 자국의 정상으로 당선됐다. 젊은 리더십이 급부상하는 것은 청년 취업난, 이민자 문제, 사회 양극화, 부정부패 등 고질적 사회 문제들을 기성 정치권의 낡은 해법으론 풀 수 없다는 인식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