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엄마아빠가 유치원 직접 만들어보니, 원비는 반값으로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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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사립유치원 비리로 동탄 지역 부모들이 투명하고 안전한 유치원 만들고자 시작
- 시설, 교재교구, 임금 등 전방위적으로 비리 발생... 가장 마음 아픈 건 식단관리비
- 닭 한 마리, 사과 하나로 20명 먹여... 교재 교구 같은 경우는 부풀리기 심해
- 달라지기 기대하다 아이 초등학생 돼... 좋은 유치원 만들어 경종 울려보자는 마음도
- 보내고 싶은 유치원, 일하고 싶은 유치원... 회계관리 부모가 하고 외부감사도 받을 것
- 아이들에게 유기농 음식 먹이고, 교사 급여 높여도 원비는 주변 유치원의 반 값
- 예산을 짜보고 반값이 나와서 깜짝 놀라 전문가 자문 받기도... 원비 비쌀 이유 없어
- 유치원 3법 통과 안 되는 현실... 아이를 상대로 정치적 거래하다니 참담해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12월 9일(월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이원혁 대외이사(아이가 행복한 사회적 협동조합)

▷ 오태훈 :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 터진 지 벌써 1년 지났습니다. 당시 관심만 생각해 보면 당장 유치원3법 통과될 것으로 기대가 됐었는데 지금까지도 처리가 지지부진한 상황이죠. 이런 가운데 아이들의 엄마, 아빠가 직접 설립을 하고 운영하는 유치원이 내년 3월 문을 연다고 합니다. 협동조합 유치원을 설립한 아이가 행복한 사회적 협동조합의 이원혁 대외이사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원혁 : 안녕하세요. 이원혁입니다.

▷ 오태훈 : 먼저 협동조합 유치원 설립하는 ‘아이가 행복한 협동조합’은 어떤 곳이에요?

▶ 이원혁 : 저희는 작년 10월에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가 터져서 항의하기 위해서 모였던 동탄의 엄마, 아빠들이 직접 투명하고 안전한 유치원 한번 만들어보자라고 해서 올 4월에 교육부로부터 사회적 협동조합 인가를 받았고요. 지금은 유치원 인가 신청을 완료한 비영리 사회적 협동조합이자 엄마, 아빠들의 모임입니다.

▷ 오태훈 : 엄마, 아빠들의 모임이라고 해주셨는데 협동조합으로 활동하면서 사립유치원 쪽의 비리 같은 것들 좀 다 파악이 됐나요?

▶ 이원혁 : 작년에 비리 문제 터졌을 때 저희가 정보공개청구도 하고 제보를 많이 받았는데요. 저희한테 주어진 자료는 좀 한계가 있었는데 그 한계가 있는 자료 안에서도 차마 믿어지지 않는 일들이 벌어져서 부모들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 오태훈 : 앞서서 동탄 지역에 계신 분들이라고 하셨잖아요.

▶ 이원혁 : 네.

▷ 오태훈 : 동탄 쪽에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가 상당히 좀 심했다면서요.

▶ 이원혁 : 그렇죠. 아마 처음에 성인용품을 샀다든지 외제차 샀다든지 이런 횡령 문제가 불거졌던 곳이 화성에 있는 동탄 지역이고요. 그리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주요 임원들이 또 동탄에 있는 유치원 설립자들이나 또 원장님들이셔서 마치 동탄이 이 사태의 상징처럼 됐는데요. 비리를 저희가 제보 받은 걸 보면 시설, 교재 교구, 교직원 임금, 식단 전방위적으로 발생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비리에서 경중을 따지는 건 좀 의미가 없기는 한데 부모들이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한 건 식단관리비였습니다.

▷ 오태훈 : 식단?

▶ 이원혁 : 네, 애들 먹는 거죠. 예를 들어서 메뉴가 삼계탕이다 그러면 닭 한 마리로 20명이 나눠 먹고 간식이 사과다 그러면 사과 한 쪽으로 20명을 다 먹이고 그러는 거예요. 제보 사진 보면 썩은 감자 같은 것을 아이 식재료로 사용하고 또 보다 못한 교사가 저희한테 알려주기를 원장 몰래 자기 밥을 아이들한테 나눠준다. 그래서 자기는 점심밥을 못 먹고 있다. 그리고 교재, 교구나 프린터 같은 건 부풀리기를 되게 심하게 해요. 예를 들어서 교재, 교구 같은 경우에는 영수증을 한 100만 원을 긁어요. 그리고 업체한테 다시 취소해달라고 그래요. 그러고 난 다음에 증빙할 때는 그 100만 원짜리를 내는 거죠. 그런 식으로 해서 실제로 아이가 받는 건 형편없는 교재, 교구를 받은 거예요. 실례로 보면 4장 정도 되는 컬러 프린트물이 신고되어 있는 건 10만 원 이렇게 되어 있고. 일부 사례이기는 한데 일부 사례가 나의 아이의 사례가 됐을 때 엄마, 아빠들이 가질 상실감의 강도는 말할 수 없죠.

▷ 오태훈 : 이 사태 발생한 지 벌써 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동안 이런 비리 문제들 많이 좀 개선되고 해결됐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이원혁 : 당시에 감사도 하고 교육 장소도 노력을 하고 있기는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부모로서 체감되는 건 없어요. 유치원3법 같은 제도도 아직 개선이 안 되고 있고 그리고 지금 딱 달라진 것은 온라인 통해서 공정하게 선발하는 처음학교 도입 정도가 달라졌는데 그거는 필요한 제도이기는 한데 작년에 문제 된 건 선발에서 문제가 아니라 운영에서 문제라서 작년 문제에서 어떤 진보한 부분이 있다고 보기는 엄마, 아빠로서 좀 힘든 점이 있습니다.

▷ 오태훈 : 전화를 좀 가까이 대주시고요. 엄마, 아빠가 직접 유치원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가 있습니까?

▶ 이원혁 : 작년 10월에 사립유치원 비리가 터지면서 동탄을 기점으로 엄마, 아빠들이 좀 많이 모였는데요. 그때 대대적인 교육청 감사와 유치원3법 발의로 문제가 저희는 조기에 해결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부모나 아이들이 일상으로 쉽게 돌아갈 줄 알았는데 사립유치원들은 에듀파인 도입을 거부하고 유치원을 폐원하겠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입법은 계속 늦춰지고 이러다 보니까 문제가 해결되려면 저희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될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아, 안 되겠다. 부모들이 직접 투명하고 안전한 유치원 한번 만들어보자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좋은 유치원 한번 보내보고 일부의 어떤 부정한 사립유치원에도 좀 경종을 울려보자는 취지로 해서 지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내년 3월에 개원 예정입니다.

▷ 오태훈 : 이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려면 조합원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 이원혁 : 네, 맞습니다.

▷ 오태훈 : 그 조건이 있습니까?

▶ 이원혁 : 우리 나이로 5살에서 7살의 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누구나 소비자조합원이 될 수가 있습니다. 소비자조합원은 저희 임원이 될 수도 있고 저희의 활동을 할 수 있는데요. 아이도 보낼 수 있는데요. 그래서 이제 유치원 설립 비용을 위한 400만 원의 출자금을 내야 합니다. 그리고 100만 원의 가입비를 내면 조합원이 정식으로 되는 거고요. 출자금은 아이가 졸업하거나 탈퇴할 때 돌려주는 돈입니다. 그리고 이것도 부담이 될 수 있어서 저희가 분할 납부나 또 저희 조합이 은행이랑 협약을 맺었어요. 그래서 아주 저리에 대출 가능하도록 해서 누구나 오시도록 하고요. 그리고 선생님들도 같은 조합원이에요. 선생님들도 직원 조합원으로 고용해서 엄마, 아빠랑 똑같이 총회에서 한 표를 던질 수 있는 조합원으로 저희가 뽑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인가 결정이 났습니까?

▶ 이원혁 : 지금 설립 계획은 승인이 됐고요. 최종 인가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 오태훈 : 아무래도 내년 3월에 개원할 예정이라고 들었는데요. 유치원 부지라든가 아니면 교사 채용 같은 것들, 운영에 필요한 준비들까지 다 끝난 상황인지요.

▶ 이원혁 : 네, 지금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지금 시설은 거의 마무리 공사를 한참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장선생님은 지난여름에 9:1의 경쟁률로 박사 학위를 받으신 분을 저희가 모셨고요. 교사님들 같은 경우는 다음 주가 이제 시험인데 지금 5:1 정도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교사 복리도 좋고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시하다 보니까 오려는 선생님들도 많고 그리고 그 외에 제반사항들은 엄마, 아빠들이 직업군이 다양해요. 그래서 자기 직업이나 특기에 맞도록 참여해서 이 부분은 이 엄마가 하고 저 부분은 저 아빠가 하고 이렇게 재미있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재미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기존의 유치원과 이렇게 엄마, 아빠가 조합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유치원의 가장 큰 차이는 뭐가 될까요?

▶ 이원혁 : 저희 유치원의 캐치프레이즈는 ‘보내고 싶은 유치원, 일하고 싶은 유치원‘이에요. 뭐냐 하면 우선 회계 관리를 부모들이 하고 외부에 감사를 받아서 투명한 유치원을 하고요. 또 아이들한테는 유기농 음식을 배불리 마음껏 먹이려고 하고요. 또 부모에게 부담감을 조장해서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조기교육이 사립유치원에 많아요. 그래서 그런 거 지양하고 놀이 중심으로 아이가 즐겁게 크는 유치원. 그리고 교사의 복리나 급여를 높이고 행사 준비나 부당 업무 지시는 없애서 교사의 스트레스가 아이한테 오지 않는 유치원을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함에도 불구하고 원비는 주변의 한 반값 정도가 되어서 누구나 보낼 수 있는 유치원, 그런 유치원을 하려고 지금 노력 중입니다.

▷ 오태훈 : 주변에 비해서 반값 정도 되는 원비 받고도 이렇게 운영 가능합니까?

▶ 이원혁 : 네, 가능하더라고요. 저희가 투명하고 법규로만 충분히 가능하더라고요. 저희가 처음부터 반값 유치원을 목표로 한 게 아니에요. 저희 처음에는 그냥 우리가 돈을 좀 더 들이더라도 아이들한테 썩은 감자 말고 좋은 거 한번 먹여보자 이렇게 해서 준비를 하면서 예산을 짜고 보니까 반값이 나온 거예요. 그래서 저희도 사실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원비가 그렇게까지 비쌀 이유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혹시나 해서 전문가한테 자문도 받고 예산도 재검토하고 했는데 똑같은 결론에 도달했어요. 그래서 반값 유치원에도 선생님들 복지도 좋아지고 우리 아이들 좋은 것도 먹이는 게 충분히 가능하더라고요.

▷ 오태훈 : 유치원 설립할 때 비용이 많이 든다고 저희들은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다고 한다 그러면 이렇게 제2, 제3의 협동조합 유치원이 생겨나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가 좀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경험해 보시니까.

▶ 이원혁 : 그렇죠. 저희 같은 경우에는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라는 계기가 있어서 진행할 에너지가 있었어요, 엄마, 아빠들이 좀 공분도 했고. 그런데 후발 주자들이 많이 생기기 위해서는 좀 협동조합 유치원이라는 게 제도화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저희가 준비를 하다 보니까 세무서, 등기소, 시청, 도청, 도교육청, 교육부 끊임없이 관계기관들에 찾아가야 하고 처리는 잘 해주시지만 일반인들이 참여하기에는 어려운 부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건 좀 제도화해서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좀 마련해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유아교육법상으로 저희 유치원은 사립유치원이거든요. 그래서 법령상 사립유치원으로 지원은 할 수 있지만 좀 거금이 있어야 한다. 이미 어린이집 같은 경우에는 부모들이 조합을 만들어서 하는 곳이 전국에 한 200여 곳이나 돼요. 그래서 그곳은 협동형 어린이집이라고 법정 지위가 따로 있거든요. 그것처럼 유치원에 있어서도 어떤 이런 지위를 줘서 행정적 지원이나 재정적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보통 국공립 유치원 하나 세우는 데 적게는 50억, 많게는 100억 가까이 비용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희는 공공건물 한쪽을 임대한 형식이라서 내부 인테리어 비용 한 4, 5억이면 유치원 하나를 세울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국공립 유치원 확충이 예산 문제로 되게 힘든데 그래서 저희 협동조합 유치원이 좀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지금 우리 같은 여기 엄마, 아빠들이 이사나 이사장 맡는데 아이들이 졸업하면 저희는 물러나잖아요. 이 유치원이 사유화될 위험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공공성이 새로운 대안으로 좀 가능성이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오태훈 : 유치원이 못 미더워서 협동조합 유치원을 만드셨다고는 합니다만 지금 유치원3법이 국회 본회의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지금 국회 상황은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 이원혁 : 엄마, 아빠로서 참담하죠. 아이의 웃음이랑 부모의 가슴을 상대로 이렇게 협상하고 수정하자 그러고 정치로 거래를 하는 이런 이야기 들리는 게 너무 억장이 무너집니다. 지난 1년 동안 국회는 단 한 차례도 논의나 토론을 하지 않았어요. 지난 9월에 저희가 국회에서 제발 토론이라도 좀 해라. 유치원3법에 대해서 너희 의견이 어떠냐 좀 이야기라도 하라고 기자회견까지 했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본회의에서 지금 이제 표결하자고 하니까 갑자기 필리버스터라고 나홀로 끝장토론 하겠다고 하니까 엄마, 아빠로서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그런데 또 수정안 제출이 된 것도 염려가 너무 큽니다. 저희가 법으로는 시설사용료라는 명목이 있는데 그게 법이 개인한테 권리나 권한을 보장해 준다면 그 권한이 오남용되지 않기 위한 방지도 당연히 법에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보이지 않더라고요. 저희가 작년에 비리 사태 때 저희한테 받은 제보를 일부 사례로 들면 유치원 설립자가 돈을 뭐 50억씩 이렇게 가지고 시작을 안 하고요. 계약금과 중도금만 가지고도 충분히 공사를 시작해요. 그러면 공사가 완료되어도 잔금을 주지 않고 있다가 공사업자는 교육기관을 법적으로 압류나 차압을 할 수가 없으니까 업자는 강제로 받아낼 방법이 없거든요. 그러면 몇 년 동안 계속 돈 받기 위해서 노력하다가 어느 순간 원장이 이제 돈 준다고 불러요. 그러면 돈을 주는 대가로 유치원 하나 더 지어달라 그래요. 그런 식의 사례가 저희한테, 물론 일부 사례겠습니다만 그런 사례들이 좀 들려오고 있는데 그런 사례들에 대한 어떤 이런 일탈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없이 그냥 시설사용료는 보장해주자라고 했을 경우에는 어떤 세금이나 엄마, 아빠들의 돈이 잘못된 곳에 사용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거고요. 그리고 이런 것에 대한 토론이 한 번도 없이 수정안을 갑자기 제출한 거에 대해서는 이거는 엄마, 아빠의 입장에서는 유치원3법을 무력화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되어서 좀 속이 상합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국회와 정부에게 바라는 것 있다면 짧게 좀 말씀해 주시죠.

▶ 이원혁 : 최근에 민식이법도 그렇고 정치권에서 정치적으로 협상하고 수정하고 그런 대상에서 일단 아이들의 문제만은 좀 논외로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치인들이 ‘정치는 생물이다’ 이런 말을 가장 잘 쓰는데 그런 표현을 아이들의 문제에서만은 좀 거둬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협동조합 제도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6486님께서 “부족한 국공립 유치원의 훌륭한 대안으로 협동조합 유치원이 보이네요. 응원합니다.”라고 문자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아이가 행복한 사회적 협동조합의 이원혁 대외이사와 함께했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 이원혁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