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리포트]덩치 크지만 섬세·깔끔…삼성 대용량 건조기, 한국 환경에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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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건조기 그랑데 [사진=삼성전자]>

미세먼지, 온도, 습도 등 날씨 변화에 상관없이 빨래를 빠르게 건조할 수 있고, 널고 걷는 수고도 덜어 주는 건조기. 이제 필수가전이 된 지 오래다. 신혼부부 가전 구매 필수목록에 어느덧 올라가 있고, 날이 추워 빨래 건조가 쉽지 않은 겨울철에는 소비자들의 관심도 한층 높아진다. 요즘 날씨에는 두꺼운 이불도 거뜬히 말려 주는 16kg 대용량 모델이 특히 인기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조기 시장 80%는 16kg 대용량 모델이 차지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처음 16kg 건조기를 국내 시장에 선보인 이후 2년도 채 안 돼 나타난 결과로, 대용량 모델이 국내 건조기 주류로 급격하게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다.

국내에서 주류로 선택받고 있는 대용량 건조기는 한 번에 더 많은 빨래를 건조하는 만큼 일반 제품보다 한층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 집에 가장 잘 맞는 건조기는 어떠해야 할까.

김광회 넥스트데일리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건조기 안에서 구현한 '자연건조'

대용량 건조기라고 해서 마음 놓고 많은 양의 빨래를 넣었는데, 건조 바람의 양은 일반 용량의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면 만족하기 힘들다. 국내는 통상 14kg 이상을 대용량으로 구분하며, 일반 용량 제품보다 더 많은 건조 바람을 내보내도록 고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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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전자>

자연건조 효과를 구현하는 삼성 건조기도 '풍부한 바람'이 필요하다. 다만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열풍으로 건조를 하는 건조기에서도 자연 바람에 말릴 때처럼 통풍이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해 바람이 나오는 에어홀 개수와 분포에 주목했다. 기존 건조기는 에어홀 개수가 적거나 한쪽에만 몰려 배치돼 많은 빨래를 균일하게 건조하기 어려운 사례가 많았다. 반면에 삼성 건조기 그랑데는 14kg 이상 대용량 건조기 중 유일하게 건조통 뒤판 전면에 360도로 360개의 에어홀을 적용했다.

풍부한 바람과 손쉬운 통풍은 빨래가 많아도 옷감 구석구석까지 건조할 수 있는 비결이다. 건조 바람은 뒤판 일부가 아닌 전체에서 고루 넓게 퍼져 나가고, 습기를 머금은 채 뒤판 전면을 꽉 채운 에어홀을 통해 유유히 빠져나간다. 원리만 보면 사방이 탁 트인 곳에서 햇빛과 바람을 받으며 빨래를 말리는 자연건조 방식과 비교해 다를 게 없다.

◇옷감 손상 걱정 없는 '마법의 60도'와 '양방향 회전'

자연 건조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옷감 손상 걱정이 없다는 점이다. 삼성 그랑데의 자연 바람 역시 옷감을 보드랍고 보송보송하게 건조하는 데 특화했다. 이는 기존 대용량 제품이 놓친 문제를 세심하게 다시 고민해 완성한 기술이기도 하다.

자연 바람은 빨래를 널어 그대로 두고 햇빛과 바람만으로 건조하는 자연건조와 원리가 같다. 기존 건조기는 인위적으로 열풍을 가해 건조시키는 방식이어서 옷이 줄어들거나 옷감이 일부 손상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었다. 특히 대용량 모델은 더 강한 바람을 내보내 옷감 손상 가능성도 더 커진다.

삼성은 고민 끝에 '마법의 온도' 60도에 맞춘 온풍을 선택했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 시험 결과에 따르면 옷감 노출 온도가 60도일 때와 70도로 올라갔을 때를 비교해 옷감 수축률이 약 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삼성전자는 건조통 내부와 옷감 자체의 최고 온도가 60˚C를 넘지 않도록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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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전자>

건조기 회전통이 한 방향이 아닌 양방향으로 회전하는 모습도 옷감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회전통이 한 방향으로만 회전하면 많은 양의 옷감이 한꺼번에 꼬이면서 뭉치기 일쑤다. 이 상태로 건조되면 제대로 마르지 않은 곳에서 냄새가 나거나 마찰로 인해 손상이 생길 수 있다. 대용량은 빨랫감 양도 많아서 이런 꼬임과 뭉침 문제는 더 심해진다. 그랑데는 건조통이 양방향으로 회전해 대용량 빨래도 뭉침 없이 골고루 잘 건조된다. 특히 건조통과 뒤판이 일체형으로 결합돼 건조 바람과 먼지, 습기가 새어 나오지 않는다. 숨겨진 옷 구석 젖은 소매나 지퍼 사이까지 말리는 데 유리한 구조다.

◇사용자 중심의 간편한 위생관리

건조기는 피부에 닿는 의류를 관리하는 가전인 만큼 청정한 관리가 중요하다. 건조기를 사용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먼지가 발생하기 마련인데 빨래 양이 많은 대용량 건조기는 그만큼 먼지도 많이 발생한다. 대용량에 특화된 필터 설계가 중요한 이유다. 삼성 그랑데는 1.5배 더 커진 올인원 필터로 건조 중 발생한 먼지와 보풀을 꼼꼼하게 걸러낼 수 있다. 걸러낸 먼지 비우기도 쉽게 설계돼 항상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

물론 필터가 있어도 건조기 열교환기(콘덴서) 부근에는 일부 먼지 찌꺼기가 쌓이기 쉽다.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결국 먼지가 쌓여 꿉꿉한 냄새나 어느새 자라난 곰팡이도 보게 된다. 심지어 열교환 성능도 떨어지므로 점차 전기도 많이 먹게 된다. 관리가 중요하지만 열교환기는 눈에 직접 보이는 곳이 아니다보니 관리에 소홀해지기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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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데 열교환기는 하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삼성전자]>

반면에 그랑데는 먼지가 쌓인 부분을 소비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언제든 쉽게 청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언제든지 청소가 가능한 개방형 구조로 오래 사용해도 늘 처음 같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자주 청소할 필요는 없다. 워낙 먼지 쌓이는 양이 적어 1년에 약 3회만 청소하면 된다.

먼지 속에 숨은 유해세균이나 물질 제거에도 탁월하다. '에어살균' 기능은 물과 세제 없이 황색포도상구균·녹농균 ·대장균과 같은 생활 속 각종 유해세균을 99.9% 살균하고, 집먼지 진드기를 100%, 꽃가루도 95% 이상 제거 가능해 위생적으로 빨랫감을 관리해준다.

◇저온 제습방식 “겨울철 베란다도 상관없어”

그랑데는 세탁기나 건조기를 주로 베란다에 두고 쓰는 한국형 주거 공간에 최적화 돼 있다. 추운 겨울철 외풍이 심한 베란다에서 쓰더라도 성능 저하가 전혀 없는 덕분이다. 기존 건조기는 외부 온도가 낮은 겨울철에 평소보다 건조가 두 배 이상 시간이 걸리거나 기능 저하로 의류가 채 마르지 않기도 한다.

영하 기온에서는 건조기가 열을 발생시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반면에 그랑데는 건조 초반 히터가 빠르게 드럼 내부 온도를 올린 후 저온 제습방식으로 건조한다. 이 기술은 대용량 빨래의 건조 시간과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데 효과적일 뿐 아니라 옷감 손상도 적다. 특히 '스피드 모드'를 이용하면 영하 5도에서도 겨울용 극세사 이불 건조가 1시간 만에 가능하다. 드라마 한편 보는 사이 빨래가 마무리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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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자체 진행한 그랑데 겨울철 건조 성능 테스트 결과에서 건조도는 98.9%의 완성도를 보였다. [사진=삼성전자]>

이외에도 설치 환경에 따라 도어가 개폐되는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양방향 도어를 적용했다. 전기료 우려도 감안해 최근 출시된 삼성 건조기들은 인버터 모터, 컴프레서 등을 채용해 전기료도 최소화했다. 특히 그랑데에 적용된 '디지털 멀티 8 인버터' 모터는 소음은 작고 효율이 높다. 한 달 동안 거르지 않고 일 1회 사용하는 경우에도 커피 한 잔 가격이면 충분하다.

삼성 건조기는 국내시장에서 올 7월부터 점유율 50%를 넘어서며 1위 자리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실시한 '2019 생활가전 소비자 만족도 평가'에서도 총점 880점(1000점 만점 기준)을 받아 1위를 기록했다. 독일 제품 평가 전문 매체 ETM에서는 94.4점(100점 만점 기준)을 받아 건조기 부문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