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부르고 체조하고…“치매 걱정 없어요”
by 글·사진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성남시 중원구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 운영 인기
지난 5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보건소 4층 치매안심센터 ‘쉼터’에서는 경증 치매환자 10명이 1969년에 개봉됐던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을 관람하고 있었다. 작업치료사 김수연씨(27)는 “옛날 영화 감상은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면서 기억력 증진과 함께 치매 증상 진행 속도를 늦춰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환자 최모씨(78)는 “치매 진단을 받았을 때 가슴이 답답하고 막막했다. 하지만 여기서 치료를 받고 난 뒤 마음이 놓이고 하루가 다르게 건강해지는 것 같다”면서 “치매를 이겨내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 예방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활력교실’에서는 70~80대 노인 10여명이 계단 모양의 지지대를 이용한 ‘스텝 박스’ 운동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평소 잘 쓰지 않는 근육을 움직이랴, 치료사 농담에 웃으랴 바빴다. 활력교실은 연간 1000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모씨(80)는 “노래 부르고 체조하며 재미있는 레크리에이션을 많이 한다”며 “이곳에 온 다음부터 많이 건강해졌다. 치매에 걸릴 걱정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2017년 12월 문을 연 중원구 치매안심센터는 치매환자와 그 가족에게 손발 역할을 하고 있다. 1645㎡의 넓은 공간에 상담실·검진실·진료실·프로그램실·카페 등을 두루 갖췄다.
간호사 등 22명이 맞춤 관리
‘위험군’ ‘정상군’ 무료 이용
센터장을 포함해 간호사·임상심리사·사회복지사·작업 및 물리 치료사 등 22명이 근무한다. 센터에 등록된 경증 치매환자는 우선 입소 대상이다.
일반인들의 이용도 가능하다. 치매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60세 이상의 저소득층이나 혼자 사는 노인의 경우 우선권이 부여되는데 최대 6개월간 치매 예방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모두 무료다.
센터가 중점으로 하는 일은 치매 전 단계인 ‘위험군’을 조기에 가려내는 치매 선별 검사다.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도 검사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11개월간 중원구에 등록된 치매환자 1237명에 대한 맞춤형 관리를 포함해 치매 진단·감별 7124명, 치매 예방교실 참여 4562명 등 모두 1만5662명에게 치매 관련 서비스를 제공했다.
‘활력교실’ 연 1000여명 참여
치료사 농담에 웃음꽃 활짝
치매환자·가족의 손발 역할
나혜리 중원구 치매안심센터장(48)은 “치매는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에게도 힘든 질병”이라며 “지역 내 다양한 치매 관련 기관들과 협력체계를 강화해 우리 센터가 치매 예방과 치료, 관리를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성남지역에 거주하는 치매환자 수는 1만1667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치매안심센터는 수정·중원·분당구 보건소 3곳에서 각각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