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과 패스트트랙] ‘4+1 협의체’ 여야 협상 지렛대 될까
by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국회 멈춰설 때 돌파구 역할
정의당 11일 ‘선거법 배수진’
최종 합의해야 ‘임무’ 완수
자유한국당을 뺀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주목받고 있다. 4+1 협의체는 새해 예산안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의 협상 과정에서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당이 협상에 불참한 뒤 범여권 동맹으로 출발했지만 예산안·비쟁점법안까지 논의하면서 협상 교착 국면마다 돌파구를 만들었다.
4+1 협의체는 지난달 27일 패스트트랙에 오른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검경수사권조정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을 논의하기 위해 첫 회의를 시작했다. 한국당이 비쟁점법안 등 199건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신청하면서 국회가 멈춰 서자, 공조 범위를 예산안과 비쟁점법안으로 확장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8일 4+1 협의체의 위상을 원내대표급으로 격상하고, 새해 예산 단일안을 마련했다. 결국 ‘예산안 패싱’을 우려한 한국당은 9일 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필리버스터 철회에 합의했다. 이 결정은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반나절 만에 보류됐지만, 4+1 협의체는 거대 양당·교섭단체 중심의 협상이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한국당의 협상장 복귀를 압박하는 등 의회정치의 새로운 협상 모델을 구축했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최종 완수하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관건은 공직선거법 합의 여부다. 소수야당에선 지난해 예산안 처리 당시 ‘더불어한국당’ 공조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당이 막판에 한국당과 손잡고 공수처 설치법을 받는 대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안에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4+1 협의체가 법안 처리까지 협상의 지렛대 역할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정의당은 11일을 선거법 처리 데드라인으로 선언하며 배수진을 쳤다. 심상정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위한 촛불결의대회에서 “패스트트랙 개혁 법안을 11일에 상정하지 않고 또 미룬다면, 중대 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수야당에선 4+1 협의체의 위상을 당 대표급으로 올려 ‘톱다운 방식’의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