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협상] 북 리수용 “김정은 위원장 심기 불편하게 하는 막말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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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적대 행동 땐 모든 것 잃을 것” 트윗에…
김영철 “우리는 잃을 게 없다” 북한 잇단 담화 발표

북한은 9일 릴레이 담화를 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적 행동을 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인신공격성 표현을 쓰며 강하게 반발했다. 자신들이 설정한 ‘연말 시한’까지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재앙적 후과”를 볼 수 있다며 군사 도발을 위협했다. 북한이 지난 7일 ‘중대 시험’을 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라는 ‘레드라인’을 넘기 직전의 행동에 나서고 북·미가 주고받는 언사가 거칠어지면서 한반도 정세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 리수용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밤 담화를 내고 “최근 잇달아 내놓는 트럼프의 발언과 표현들은 위협처럼 들리지만 심리적으로 그가 겁을 먹었다는 뚜렷한 방증”이라며 “트럼프는 몹시 초조하겠지만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며, 더 큰 재앙적 후과를 보기 싫거든 숙고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리 부위원장은 “얼마 안 있어 연말에 내리게 될 우리의 최종판단과 결심은 국무위원장이 하게 되며 국무위원장은 아직까지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에 있다”며 “국무위원장의 심기를 점점 불편하게 할 수 있는 트럼프의 막말이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도 담화를 통해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미국이 더 이상 우리에게서 무엇을 빼앗는다고 해도 굽힘없는 우리의 자존과 미국에 대한 분노만은 뺏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가 우리가 어떠한 행동을 하면 자기는 놀랄 것이라고 했는데 물론 놀랄 것”이라며 “놀라라고 하는 일인데 놀라지 않는다면 우리는 매우 안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우려하는 ICBM 발사 등을 재개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김정은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잃을 것이 너무 많다. 사실상 모든 것”이라며 “그는 미국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를 무효로 하고 싶어하지 않으며, (내년) 미국 대선에 개입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로켓 엔진 연소 시험으로 추정되는 시험을 실시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경고장을 날리자, 곧바로 재반박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격돌의 초침을 멈춰 세울 의지와 지혜가 있다면 그를 위한 진지한 고민과 계산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