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난 '황운하 북콘서트'... 검찰에 두 번 "고맙다"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출판기념회... "득도다조의 힘으로 승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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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의 저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북콘서트가 9일 저녁 대전 중구 대전시민대학 식장산홀에서 개최됐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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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의 저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북콘서트가 9일 저녁 대전 중구 대전시민대학 식장산홀에서 개최됐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의 책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해요미디어)' 출판기념 북콘서트가 9일 저녁 대전 중구 대전시민대학 식장산홀에서 열렸다. 이날 북콘서트는 예상보다 많은 관객들이 찾아와 '대박' 난 행사가 됐다.

행사가 시작되기 30분 전 이미 300여석의 좌석은 만석이 됐다. 자리를 잡지 못한 관객들은 통로에 자리를 펴고 앉거나 양옆과 뒤쪽에 서서 행사를 기다렸다. 밖에서 행사장으로 들어오지 못한 관객들은 장소가 너무 비좁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황 청장의 책을 판매하지 않았다.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팬들은 인근 서점에서 책을 구매해 와 저자 사인을 받기도 했다. 수십 명의 취재진과 유튜브와 SNS 생중계를 하는 시민들까지 더해지면서 취재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이날 인사말에 나선 황 청장은 "제게 인사를 건네는 분들이 전국 곳곳에서 오셨다고 하더라. 다들 어디에서 이렇게 많이 오셨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객석에서 서울, 인천, 부산, 대구, 울산, 광주 등 전국에서 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에 황 청장은 "그렇게 먼 곳에서까지 찾아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좀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길에 함께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와 '황운하! 황운하!'를 외치는 연호가 이어졌다. 이에 황 청장은 "저는 지금 현직 공무원 신분이다. 정치인이 아니"라며 "연호를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황 청장은 "저는 당초에는 북콘서트를 아주 소박하게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 주실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검찰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며 "제 일생에 검찰은 도움이 안 됐다. 그런데 퇴직하기 직전에 마치 '선물'을 준 것 같다"고 말해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황 청장은 또 "제가 출간한 책은 제가 경찰관으로 34년 넘게 근무해 오면서 가족이나 친구, 동료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쓴 것이다. 그것이 저의 의무라고 생각했다"며 "선거출마를 하려고, 아니면 책 팔아먹으려고 쓴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후배들에게, 가족들에게 제가 살아온 삶을 기록해서 남겨야겠다는 생각으로 쓴 책이다 보니까 책이 과연 팔릴까 걱정을 많이 했다. 공동저자인 조성식 기자님과 출판사에서도 책이 안 팔릴까 노심초사 했다"며 "그런데 뜻밖에 책이 잘 팔리고 있다. 이것 또한 검찰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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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의 저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북콘서트가 9일 저녁 대전 중구 대전시민대학 식장산홀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월광소타타를 연주하고 있는 황운하 청장.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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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의 저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북콘서트가 9일 저녁 대전 중구 대전시민대학 식장산홀에서 개최됐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그러면서 황 청장은 '득도다조(得道多助)'라는 사자성어를 사용하여 소감을 밝혔다. 그는 "맹자에게 제자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누구입니까'라고 묻자 맹자가 '득도다조'라고 답했다"며 "그 뜻은 도를 얻으면 많은 사람의 도움을 얻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민심을 얻으면 백성이 도와준다는 뜻으로, 가장 강한 사람은 권력을 가진 사람도, 돈이 많은 사람도, 지위가 높은 사람도 아닌, 민심을 얻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도와주는 사람은 이기지 못한다. 그 사람이 패하지 않게, 좌절하지 않게 많은 사람이 지켜주기 때문"이라며 "여기 계신 많은 분들을 보니 제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 제가 검찰과 보수언론, 자유한국당 등 삼각편대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제가 버티는 힘이 바로 '득도다조'의 힘이다. 그 힘으로 마침내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황 청장의 인사말에 이어서는 '1부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황 청장과 함께 패널로는 박선영 목원대 경찰법학과장과 문성식 법무법인 C&I 변호사가 나섰다. 이 자리에서 황 청장은 '고래고기가 왜 문제가 됐는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비리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 '검찰개혁, 수사권조정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지' 등의 질문을 받아 답변했다.

이 과정에서 황 청장은 "지금은 적반하장 상황이다. 부패한 세력이 큰소리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번에는 결코 검찰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제기되는 의혹들은 아침안개와 같다. 해가 뜨면 안개는 사라진다"며 "진실이라는 해가 뜨면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해 객석으로부터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또한 '2부 저자와의 대화' 시간에는 관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황 청장은 '인생의 가장 좋았던 봄날이 언제였느냐'는 질문에 현재 16살인 딸이 태어난 2004년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또 '퇴직 후에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얼마 전 저는 선거에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었다"면서 "지금 고민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날 행사의 마지막은 황 청장이 관객들에게 고마움의 마음을 담아 직접 연주한 '베토벤의 월광소나타'가 장식했다. 황 청장의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은 다시 한 번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