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서미 스트리트 ‘빅버드’ 연기자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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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 스피니, 50년간 배역 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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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연기한 또 다른 캐릭터 ‘오스카 더 그라우치’와 함께 있는 캐럴 스피니. AP연합뉴스

유명 미국 TV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50년간 빅버드를 연기한 배우 캐럴 스피니가 8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세.

세서미 제작진은 “스피니가 코네티컷의 자택에서 지내오다 근긴장이상증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고 AP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스피니는 1969년 미 TV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 첫 회부터 50년간 퍼페티어(인형을 조종하는 사람)로 빅버드와 오스카 더 그라우치, 두 캐릭터를 연기했다. 올해 방영 50주년을 맞이한 <세서미 스트리트>는 미국 TV 부문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에미상만 200회 넘게 수상했다.

스피니는 지난해까지 현역으로 활동했다. 빅버드 탈은 2m49㎝에 6.3kg. 노란색 인형 탈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은 스피니였다. 빅버드는 “다소 바보스럽지만 인간적이고 따뜻한 캐릭터”였다. 스피니는 지난해 은퇴하면서 “빅버드가 내 소명을 찾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스피니는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아 오전·오후 시간대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데이타임 에미상’을 6차례 받았다. <세서미 스트리트> 캐릭터로 참여한 음반으로 그래미상 후보에도 올랐다. 미국 의회도서관은 2000년 빅버드를 ‘살아 있는 전설’로 지정했으며, 로스앤젤레스의 관광명소인 할리우드 ‘스타의 거리’에는 그의 이름이 새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