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팀보다 많은 주인공 배출…골든글러브는 ‘키움천하’
by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최다 득표 김하성·5번째 수상 박병호·2년 연속 이정후 ‘영예’
샌즈 포함 키움 4명…두산은 린드블럼·페르난데스 2명에 그쳐
프로야구 키움이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을 ‘키움천하’로 만들며 2019년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보다 2명 더 많은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준우승의 아쉬움을 달랬다.
키움은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루수 박병호, 유격수 김하성, 외야수 이정후와 제리 샌즈 등 4명의 선수가 수상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황금장갑’을 가져갔다. 2014년 4명의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받았던 키움은 5년 만에 다시 최다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김하성은 유효표 347표 가운데 325표(득표율 93.7%)를 획득해 이날 최다 득표 및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올 시즌 타율 0.307, 19홈런, 104타점, 112득점, 33도루로 득점 1위, 도루 2위, 타점 공동 2위 등 좋은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받은 김하성은 “지난해엔 군사훈련을 받느라 여기 못 왔는데 와서 상을 받으니까 긴장되고 떨린다”며 “야구장에서 맘껏 뛰어놀게 해준 키움 관계자들과 신인 때부터 키워주신 염경엽 감독님, 저를 더 많이 성장시켜주신 장정석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정후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안타 2위(193개), 타율 4위(0.336)의 성적을 거둔 이정후는 28명의 후보가 경쟁했던 외야수 부문에서 가장 많은 315표(득표율 90.8%)를 얻었다. 이정후는 “코치님들과 3년 동안 고생하신 장정석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부모님 사랑하고, 이 영광을 제 친구 성훈이와 함께하고 싶다”면서 지난달 사고로 사망한 한화 투수 김성훈을 향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211표(득표율 60.8%)를 얻은 샌즈는 미국에 머물고 있어 홍원기 키움 코치가 대리 수상했다.
박병호는 240표(득표율 69.2%)를 얻고 다섯 번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박병호는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헌신하는 게 너무 고맙다”면서 “50세까지 야구하기로 했으니 조금만 더 버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황금장갑 4개를 차지했던 두산은 투수 부문에서 조쉬 린드블럼(268표), 지명타자 부문에서 호세 페르난데스(307표)가 수상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린드블럼은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감사드린다. 한국에 있을 때 많은 도움과 지지를 준 가족과 팬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NC 박민우(305표)는 2루수 부문, 양의지(316표)는 포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SK는 3루수 부문에서 최정(271표), KT는 외야수 부문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187표)가 각각 수상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LG와 KIA, 삼성, 한화, 롯데는 포지션별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수상자 외에 후보에 올랐던 다른 선수들은 참석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프로야구 한 해를 결산하는 최고의 시상식 무대에 수상자만 참석한 첫 무대로 기록되게 됐다. 일부 구단 관계자들은 “부문별로 수상자가 너무 확실해 선수들이 대부분 참석하지 않으려고 하더라”고 팀내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