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 속 다시마 먹어 말아? 국물만 내고 버리면 아깝죠~
by 홍재원 기자 jwhong@kyunghyang.com식품업계 ‘완도산 최상품’ 정평
농심 ‘너구리’ 라면에 들어 있는 다시마는 먹는 게 좋을까, 버리는 게 나을까. 라면 애호가들 사이에 이어져온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만한 정황이 포착됐다. 결론은 먹는 게 ‘모범답안’이다.
유명 식품업체 ㄱ사 관계자는 9일 “우리 회사 직원들이 얼마 전 전남 완도에서 최상품 다시마를 발견하고 살 수 있겠느냐고 물어봤는데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 어민들에게서 “이 다시마는 전량 너구리용으로 농심에 납품되는 것”이란 답이 돌아왔다. ㄱ사는 라면 회사는 아니지만 오랜 전통과 강력한 인지도를 자랑하는 식품사로, 연구·개발(R&D)팀 등의 역량은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너구리에 들어가는 다시마가 최상품이란 점이 다른 식품사에 의해 ‘인증된’ 역설적인 에피소드인 셈이다.
너구리의 다시마는 먹는 사람도 있고 국물을 내고 역할을 다했으므로 안 먹는 게 맞다는 사람도 있다. 농심 자체 조사 결과로는 먹는 사람이 63.3%로 훨씬 많지만, 먹지 않는 이들도 36.8%나 된다. ㄱ사 관계자는 “너구리 속 다시마는 최상품 중의 최상품이어서 무조건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농심은 매년 400t가량의 너구리용 다시마를 전남 완도군 금일도에서 구매한다. 6월경 수확되는 햇다시마 최상품을 노린다. 너구리가 출시된 1982년부터 꾸준히 구매해 올해까지 누적 구매량이 1만5000t을 넘어섰다. 이 지역에서는 전국 다시마 생산량의 3분의 2에 달하는 연간 3000t가량이 생산되지만 농심이 최상품만 골라 선점한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 연구팀은 국요리를 할 때 다시마를 활용해 육수를 낸다는 점에 착안, 전국 다시마 산지를 뒤져 완도산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어 “별도의 가공 없이 천연 다시마를 그대로 넣는다”며 “현지 어민들도 비싸고 맛있는 너구리 다시마를 왜 버리느냐고 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