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대한 시험’ 발표 다음 날…美 전자정찰기 한반도 상공 감시
신호정보 수집 '리벳 조인트' 한반도 상공 비행
北ICBM관련 동향 및 무력도발 징후 관측할 듯
by 뉴시스북한이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엔진 시험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미 공군 전자정찰기가 한반도 상공을 정찰해 관심이 쏠린다.
9일 군용기를 모니터링하는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RC-135W(콜사인 토라21) 리벳조인트가 한반도 3만1000ft(9.1㎞) 상공에서 서울과 인천·경기를 지나 강원도 방면으로 비행했다.
RC-135W 리벳 조인트는 신호정보(SIGINT·시긴트)를 전문적으로 수집 및 분석하는 정찰기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나 무력도발 동향을 파악하는 임무 등을 맡고 있으며, 한반도 전역의 통신·신호를 감청하고 발신지 추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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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 공개되진 않았지만 조종사, 부조종사, 항법사 등을 포함해 30명 이상이 탑승하며 전자전 및 정보분석 인원이 그중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군의 정찰 활동은 지난 7일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이뤄진 북한이 엔진 시험 등과 관련된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북한 국방과학원은 지난 8일 대변인 명의의 발표를 통해 “2019년 12월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이번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국방과학원은 그러면서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시험을 진행했는지는 밝히지 않아 특정짓기는 어렵지만, 당일 미사일 발사체의 발사가 이뤄지지 않는 점 등을 미뤄봤을 때 지상에서의 로켓 엔진 연소 시험일 가능성이 높게 제기된다.
특히 북한·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보도에서 ‘전략적 지위’라는 단어가 사용된 것을 고려했을 때, 전략 무기인 ICBM 고체연료 엔진 시험이나 위성발사체용 액체연료 엔진 성능을 개량하는 시험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 소장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지난 7일과 8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위성사진을 보면 엔진 시험장 주변으로 가스가 분출돼 지형이 쓸려 있는 모습을 관측할 수 있어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다만 북한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3줄짜리 짧은 기사로 간단하게 시험 사실을 알리고, 이날 노동신문 등으로 추가보도는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로 과시하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시험 중단’도 상황에 따라 뒤집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며 미국을 압박하면서 수위는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리 국방부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동창리 관련 동향에 대한 질문들에 대해 “한미는 긴밀한 공조하에 동창리를 비롯한 주요 지역 활동들에 대해 면밀히 감시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북정보사안에 대해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