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모 '방패막이' 나선 '미우새', '1박2일 정준영 딜레마' 빠졌다[SS이슈]
by 이지석[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SBS 간판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다시 쓰는 육아일기’(이하 ‘미우새’)가 최근 성추문에 휩싸인 김건모 감싸기에 나섰다. 악화된 여론을 무시하고 ‘의리’를 택한 셈이다.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결정을 했던 KBS ‘1박 2일’이 겪은 딜레마의 ‘반면교사’를 망각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우새’는 지난 8일 김건모가 피앙세 장지연 씨에게 프러포즈하는 내용을 예정대로 방송했다.
이 촬영분은 예정대로 방영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였다. 앞서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전 MBC 기자가 함께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 6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김건모가 과거 유흥업소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김건모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알렸고 지난 7일 인천 송도에서 콘서트 역시 예정대로 진행했다. 가로세로 연구소 측은 서울중앙지법에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을 밝히는 등 양 측의 법적 분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미우새’가 논란의 장본인인 김건모 촬영분을 방영한데 대해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 방송 관계자는 “‘미우새’ 입장에서 진퇴양난의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김건모는 ‘미우새’ 입장에서 상징적인 존재다. 프로그램 인기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아직 법적 결과가 나오지 않고, 논란만 불거진 상황에서 ‘프로포즈’란 중요한 내용을 통편집하기엔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결과적으로 ‘미우새’는 김건모의 방패막이를 자처하게 됐다. 하지만 사안 자체가 ‘성추행’과 연관된 문제라 위험한 선택으로도 보여진다. 김건모와 ‘미우새’의 운명이 함께 맞물린 모양새”라고 내다봤다.
최악의 경우 KBS 효자프로그램 ‘1박2일’이 정준영과 ‘의리’를 지키다 겪은 혹독한 댓가가 재현될 수도 있다. 매회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광고 수익으로 KBS를 12년간 먹여 살린 ‘1박2일’은 지난 3월 정준영이 성폭행과 불법 촬영 및 유포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자 프로그램 제작을 무기한 중단한 바 있다. 2017년 불법촬영 무혐의를 받았으나 여론이 좋지 않던 정준영에게 출연이라는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뒤늦게 쏟아졌고, 정준영의 ‘몰락’은 ‘1박2일’에 큰 후폭풍을 몰고 왔다.
‘1박2일’은 김종민을 제외한 멤버 전원을 교체하고, 제작진도 새로 꾸리는 등 대대적인 재정비 속에 지난 8일 시즌4로 새출발에 나섰다. 공교롭게 ‘미우새’가 위험한 선택을 한 바로 그날이었다.
물론 이것은 최악의 상황, 즉 ‘의혹’이 ‘사실’로 판명났을 때의 일이다. 어떤것도 결정되거나 밝혀진 것이 없는 가운데, 최근 몇년사이 연예계 성추문은 그 자체만으로도 연예인 본인과 그가 출연했던 프로그램이 큰 타격을 입었던 터라 ‘국민가수’ 김건모의 방송분은 여부를 떠나 신중했어야 하지 않냐는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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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