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임금 격차 한 눈에…‘성평등 임금공시제’ 첫 시행

서울시 산하 22개 투자·출연기관의 남녀 직원별 임금 격차와 직급과 직종, 재직연수에 따른 성별 임금 격차를 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성평등 임금공시제'가 오늘(9일)부터 시행됩니다.

'성평등 임금공시제'는 성별, 고용형태별 임금과 노동시간 같은 노동 관련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것으로,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남녀 간 비합리적인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로, 스위스와 영국, 독일 등에서 이미 유사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앞서 올해 3월 세계 여성의 날에 발표한 '성평등 도시 서울 추진계획'을 통해 '성평등 임금공시제' 도입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공개된 임금공시를 보면 서울시 22개 투자·출연기관 중 서울연구원의 성별 임금 격차는 46.4%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밖에 서울산업진흥원(37.4%)과 서울에너지공사(41.0%)는 OECD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성별 임금 격차 평균인 34.6%보다 높았습니다.

성별 임금 격차는 남성과 여성의 임금 차이를 비율로 나타낸 것으로 격차가 30%일 경우 남성 임금이 100만 워 때 여성 임금은 70만 원이라는 뜻이며, -30%인 경우는 남성 임금이 100만 원일 때 여성 임금은 130만 원이라는 뜻입니다.

서울시는 "서울연구원과 서울산업진흥원의 경우 최근 2년간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이 크게 이뤄진 곳으로 전환 대상자 중 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격차가 커진 경우"라면서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업무에 종사하는 여성 정규직 전환자들로 인해 일시적으로 임금 격차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서울에너지공사는 남성 재직기간이 여성에 비해 길고, 교대근무직을 모두 남성이 맡고 있어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서울시는 설명했습니다.

반면 상위 직급 여성 비율이 높은 서울여성가족재단(-31.6%)과 서울장학재단은 여성 임금이 남성보다 높았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성별 임금 격차는 정원 내 무기계약직과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정보를 분석해 도출됐습니다.

지난해 만근한 2만2천361명이 대상으로 성별 임금 격차는 OECD와 같이 중위값 기준으로 공시했습니다.

서울시는 성별 임금 격차가 여성의 사회적 위치가 상대적으로 열악했던 시절의 관행과 인식이 다양한 방식으로 구조화되고 누적돼 나타난 것으로 보고 차별적인 기준선 자체를 바꾸는 후속조치에 나설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