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신부 10주기 맞아 다양한 추모 행사, 한국 살레시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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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에서 헌신적 활동을 하다 선종한 천주교 한국 살레시오회 이태석 신부. 한국 살레시오회 제공.

‘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고 이태석 신부의 선종 10주기를 맞아 기념관 개관, 추모 순례, 전기 출간,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 2> 개봉 등 다양한 추모 사업이 다음 달에 펼쳐진다.

천주교 한국 살레시오회가 9일 소개한 이 신부의 추모사업은 이 신부의 선종일(2010년 1월14일)을 즈음해 고인의 생전 행적과 나눔·배려의 깊은 뜻을 되새기는 순례 등 추모 행사, 이 신부의 일생을 기록하는 작업으로 진행된다.

먼저 추모 순례단은 내년 1월11일부터 이 신부가 말년에 머물던 서울 영등포구 살레시오회 역사관, 그가 의과대학을 다닌 부산 인제대, 생가 등을 차례로 순례한 뒤 12일 광주 살레시오중고교 성당에서 봉헌되는 추모 미사에 참석한다. 추모 미사는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주례로 봉헌되며, 미사 후에는 담양 천주교공원묘역에 잠든 이 신부 묘소를 참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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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태석 신부가 생전에 만든 ‘톤즈 브라스밴드’가 2012년 한·아프리카 장관급 경제협력회의장에서 연주를 하는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또 남수단 톤즈에서 이 신부의 헌신적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인 <울지마 톤즈>의 후속편도 개봉한다. 후속편 <울지마 톤즈 2 : 슈크란 바바>는 전편에서 미처 담지 못한 고인의 인터뷰와 생전 마지막 모습, 이 신부를 기억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소개된다. 이 신부의 전기 작업은 이충렬 작가가 맡았다. 또 이 신부의 나누모가 배려 심포지엄, 사진전 등도 마련된다.

10주기인 1월14일 부산 서구 톤즈문화공원에서는 이태석 기념관이 문을 연다.

한국 살레시오회 유명일 사무엘 신부는 이날 “수도회 차원에서는 조용히 치르려했으나 세상이 이태석 신부를 먼저 기억하려고 한다”며 “이 모두가 이태석 신부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백광현 마르첼로 신부는 “이 신부가 처음 수단을 다녀온 뒤 일주일 동안 ‘아무 말도 하기 싫다’고 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며 “어떤 일을 할 때 주도적이고 꼼꼼한 성격이 수단에서 자기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삶을 살게 한 것같다”고 회고했다.

살레시오회 청소년 사목위원장인 김상윤 베드로 신부는 이 신부가 사제의 길을 걷게 된 과정과 관련, “왜 신부가 됐느냐는 질문에 이 신부는 ‘나는 돌을 들고 있는데 다이아몬드가 보이면 돌을 버려야 하지 않겠니’라고 얘기했다”며 “그는 의사를 돌로, 성직자는 청소년을 교육하는 다이아몬드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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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당시의 이태석 신부.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 신부는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나 인제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이후 사제의 길로 들어섰다. 2001년 아프리카 수단(현 남수단) 시골 마을인 톤즈로 건너가 젊은이들과 가난한 이웃의 친구이자 교육자·의사·사제로 헌신적인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2008년 한국에 휴가를 나와 받은 건강검진에서 대장암 진단을 받고 2년간 투병하다 2010년 선종했다.

생전 이 신부가 속한 살레시오회는 ‘청소년의 스승·아버지’로 불리는 성 요한 보스코(1815~1888·돈 보스코)가 1859년 이탈리아에서 창립한 수도회로 현재 130여개국에서 청소년 사목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