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부동산 앱이 불러온 부동산 시장의 변화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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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은 사실 참 어려운 분야다. 금융, 대출, 주택시장 등 배경에 대해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한다. 금리나 주택 가격지수 등 수치에 민감하기도 하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특유의 폐쇄성과 보수성 때문에 새로운 트렌드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다방과 같은 간단한 모바일 중개플랫폼조차 시장 안착에 5∼6년이 걸렸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이 자리 잡으면서 시장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부동산 정보 불균형이 해소됐다. 이전까지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투자·분양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정작 2030세대에게 필요한 전·월세 정보는 전무한 상태였다. 중개사무소에서 얻은 정보가 전부이다 보니 한정된 지역에서 한정된 정보로 방을 골라야 했다. 부동산 플랫폼 등장 이후 지역 시세, 원룸 매물 등 정보가 모바일에 투명하게 공개돼 정보 불균형이 개선됐다. 2030세대가 부동산 시장에 안정 유입되는 발판이 됐다.

두 번째로 '발품'이 아닌 '손품'시대가 열렸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먼저 정보를 찾아본 뒤 부동산에 방문, 방을 고른다. 이로 인해 임차인은 더 빠르게 방을 구할 수 있게 됐다. 중개사 역시 더 많은 임차인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됐다.

마지막으로 중개사를 모바일 플랫폼에 적극 유입시켜서 중개 업무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증대시켰다는 점이다. 중개 대상물을 수기와 엑셀로 정리하던 중개사들이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로 광고 등록부터 고객 응대까지 한다. 매물 확보, 광고, 계약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면서 중개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

종합하면 모바일 중개 플랫폼은 2030세대의 부동산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중개 업무에 효율성을 더하는 등 이제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생활 필수 앱'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동전에도 양면성이 있듯 부동산 플랫폼에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바로 허위 매물 부분이다.

부동산 시장이 모바일로 옮겨 오면서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일부 업체 중심으로 미끼성 허위 매물을 등록하며 소비자를 유인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다방 자체 데이터를 보면 확인 매물은 일반 매물에 비해 사용자 문자, 전화 문의가 약 3배 높아 계약 달성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 매물 문제는 중개인이 올린 확인 매물이 더 빠르게 임차인을 만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 해결될 문제다.

또 하나의 과제는 부동산 계약에 관한 부분이다. 아직도 부동산에 방문해서 직접 방을 보고 서면 계약서를 쓰는 번거로움은 남아 있다. 부동산 계약서는 중개사무소 입장에서 폐기도 못하고 제대로 활용도 못하는 애물단지인 경우가 많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매년 3억4000만건, 2500억원어치 부동산 관련 증명서가 발급·열람된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부동산 계약서가 자동으로 전자 문서화돼 계약서 보관 및 관리에 드는 비용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지난 2013년 다방이 처음 등장했을 때 플랫폼 사업 전망을 부정 평가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이런 평가가 무색하게 다방은 국내 부동산 시장을 대표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다방이 지금까지 선보인 서비스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걸어온 길보다는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더 멀다. 금융 분야와 손을 잡고 부동산 핀테크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앱에서 부동산 계약까지 해결하는 미래도 꿈꿀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성장에 토대가 될 것이다. 이로 인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혜택 역시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미래는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박성민 스테이션3 최고마케팅책임자 terrypark@station3.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