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3년 7500만달러 수준이면 충분?…보라스 수완 본격화
by 장강훈[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메이저리그(ML) 스토브리그 최대 이슈인 윈터미팅이 9일(한국시간) 막을 올렸다. KBO리그에서도 LG 차명석, 롯데 성민규 단장 등이 외국인 선수 시장 파악을 위해 샌디에이고로 날아갔다. 윈터미팅은 오는 13일까지 이어진다.
한국 팬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류현진(32)이다. 지난해 퀄리파잉오퍼를 받아 들여 LA다저스에 잔류했고, 올해 ML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따냈다. 현재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현지 계약 상황을 점검 중인데, 내심 3~4년 정도는 더 ML에 머물고 싶어 한다. 이왕이면 많은 돈을 받고 싶은 마음도 당연히 있다. 에이전트가 스콧 보라스인데다 올해 ML FA 1~3위로 꼽히는 게릿 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앤서니 랜던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연일 잭팟을 터뜨릴 가능성이 높다.
현지에서도 많은 구단이 류현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원소속팀인 LA다저스를 포함해 지역 라이벌인 LA 에인절스가 특히 적극적으로 구애를 펼치는 모양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샌디에이고 등 전통적으로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심정으로 언론에 소스를 흘리는 구단들도 군침을 삼키고 있다. 콜이나 스트라스버그 등 총액 2억달러가 넘는 초대형 계약을 제시하는 대신 3년 7000만 달러 수준으로 믿고 쓸 수 있는 왼손 에이스를 영입할 수 있다면 남는 장사로 볼 수 있다.
‘홈런의 시대’에서 제구와 완급조절 능력으로 리그를 지배하는 왼손 투수는 또다른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에인절스 소식도 다루는 LA 스포츠허브는 9일 “류현진은 화려하다. 에인절스의 진정한 에이스가 될 것”이라며 구애 공세를 펼쳤다. 건강에 관한 우려가 없지 않지만, 내년 투수 FA 시장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류현진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뉘앙스다. NBC스포츠는 “콜 헤멀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류현진이 필요하다”며 시카고 컵스를 자극했다. 현지 언론에서도 1선발 경쟁을 펼칠 투수로 류현진을 꼽고 있다.
관건은 몸값과 환경이다. 류현진은 가족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지내는 것을 원한다. 익숙한 LA를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온 이유다. 7년간 2억 45000만달러를 제안받은 게릿 콜도 집이 있는 서부 뉴포트비치 인근 팀에서 뛰고 싶어할 것이라는 얘기가 꾸준히 나온다. 매일 야근에 잦은 출장을 떠나야 하는 야구선수들에게 가족들의 편안한 보금자리는 구단 선택의 첫 번째 조건일 수밖에 없다. 대도시이면서 한인커뮤니티가 잘 형성된 곳일수록 류현진의 마음을 사로잡기 쉬울 수 있다는 뜻이다.
올해 퀄리파잉오퍼를 받아들여 연봉 1790만달러를 받았다. ‘류현진급’으로 비교되는 잭 휠러가 필라델피아와 5년 1억 1800만달러를 받았다. 연평균 2360만 달러 수준이다. 휠러가 류현진보다 떨어지는 투수로 평가받지만, 류현진의 나이가 더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3년 이상 장기계약은 진통이 예상된다. 대신 전성기에 올라있는 기량을 근거로 연평균 2500만달러 수준은 충분히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3년 7500만달러가 기준선이 될 수 있다. 현지에서는 3년 6000만달러 수준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류현진의 에이전트는 보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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