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개그맨 강성범 “하고 싶은 이야기했다고 겁내면 안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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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개 코미디 요즘 힘들지만,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코미디 명맥 이어졌으면
- 요즘 코미디 쉽지 않아, 자칫 비하로 이어질 수도... 그렇지만 자꾸 금을 밟아야해
- 형님뉴스는 노무현 정부 때, 팩트만 이야기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던 시절
- LTE뉴스는 박근혜 정부 때, 코너 폐지되고 SBS 방송 출연 못해... 후회는 없어
- 서초동 촛불 집회 사회 제안 받고 겁나..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왜 겁내야 하나
- 국민들이 겁내는 곳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그 마음으로 집회에 나간 것
- 막강한 권한 가진 검찰이 그 권력 마음대로 쓰면 안 돼, 퇴직 후에도 많은 특권 누려
- 정치는 쓸데없는 이야기? 아니야 술자리에서 가장 많이 해야 하는 게 정치 이야기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11월 29일(목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개그맨 강성범


▷ 오태훈 : 이 한마디로 여러분 머릿속에 강력하게 자리잡고 있는 분입니다. 지하철 노선도를 줄줄 외우는 ‘수다맨’, 복숭아학당의 ‘연변총각’, ‘형님뉴스’ 등의 다양한 개그 캐릭터의 주인공, 개그맨 강성범 씨. 한동안 얼굴을 잘 뵐 수 없다가 최근에 개그콘서트로 다시 돌아와서 왕성한 활동과 웃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사본부 오늘 개그맨 강성범 씨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 강성범 : 안녕하세요? 강성범입니다.

▷ 오태훈 : 라디오는 오랜만에 오신 거죠?

▶ 강성범 : 예, 제가 기억을 해보려고 했는데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래됐네요.

▷ 오태훈 : 시사 프로그램에 나오신 지는.

▶ 강성범 : 그때 전화 인터뷰로 한번 아침 프로그램 했었고요. 그것은 얼마 안 됐어요, 한 몇 달 정도 된 것 같고 이렇게 스튜디오에 나온 것은 글쎄요, 정말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고맙습니다. 영광입니다.

▶ 강성범 : 아이, PD님이 직접 전화를 주셔서 귀하게 초대해주시는데 제가 안 나오면 건방 떠는 거잖아요.

▷ 오태훈 : 아니,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셨잖아요, 콩트 안에서. 그건 많이 하셨잖아요, 뉴스 진행도 많이 하셨고.

▶ 강성범 : 예, 시사 코너 많이 했었어요. ‘형님뉴스’도 했었고 ‘LTE 뉴스’라는 것도 했었고 그 외에 다른 코너들도 있는데 그건 그다지 유명하지 않아서.

▷ 오태훈 : 개그콘서트로 요즘에 KBS로 다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얼마 만의 복귀입니까?

▶ 강성범 : 10년이 훌쩍 넘었더라고요.

▷ 오태훈 : 그래요, 떠나신 지가?

▶ 강성범 : 계산을 해보니까. 한 12~13년 만에 레귤러로. 특집 때는 종종 왔었는데.

▷ 오태훈 : 1,000회, 2,000회 이럴 때는 항상 오셔서 반갑게 얼굴 뵐 수 있었어요.

▶ 강성범 : 전에 1,000회 때 왔었고 10주년, 20주년 그때.

▷ 오태훈 : 12년 만에 KBS에 다시 복귀한다는 것은 반갑기도 하지만 부담도 꽤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강성범 : 되죠, 굉장히 많이 돼서 이제는 공개 코미디가 아닌 다른 곳에서 내가 역할을 해야겠다, 코미디언으로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PD님이 전화를 주셨어요, 새로 오신 PD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부탁 아닌 부탁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생각해보겠습니다하고 가만히 누워서 생각하다 보니까 코미디언이 코미디 제안이 왔는데 그만큼 기쁘고 즐겁고 황송한 게 어디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스케줄 잘 안 보이시겠습니다만 다 구석구석에서 하고 있었거든요. 그거 정리하고 코미디를 하게 됐죠.

▷ 오태훈 : 요즘 개그콘서트 보니까 박준형 씨도 들어왔고 강성범 씨도 돌아왔고 안상태 씨도 돌아왔고. 분위기는 어때요? 녹화 분위기라든가 아니면 공개 코미디 분위기는?

▶ 강성범 : 그러니까 저는 그래요. 코미디언이 코미디를 안 하고 있으면 굉장히 뭐라고 할까요? 백수 느낌이 들어요. 다른 일을 해도 아르바이트 하는 느낌이고 코미디를 하고 있으면 아, 내가 일하고 있구나, 내 직업이 코미디언이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되게 푸근해요, 가면. 분위기도 후배들이 인사하는 모습 보면 되게 좋고 물론 제가 있는 대기실 저는 안상태 씨하고 같이 씁니다만 후배들이 잘 안 들릅니다.

▷ 오태훈 : 후배들은 엄청 싫을 것 같아요.

▶ 강성범 : 어렵죠.

▷ 오태훈 : 대선배들이 와서 활동을 하고 있으면 후배들은 너무 어려워, 무서워 이러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 강성범 : 그래서 대기실에서 잘 안 나가려고 해요. 그러면 후배들이 들어오면 꼭 이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 대기실은 분위기가 꼭 고시원 같습니다.

▷ 오태훈 : 그래도 후배들 보면 반갑죠?

▶ 강성범 : 너무 좋죠. 그리고 저 친구들도 더 잘되어야 되는데 더 잘해야 되는데 그래야 대한민국 코미디가 계속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요즘에 공개 코미디가 힘들다고 하면 다른 쪽에서라도 외국같이 코미디 명맥이 이어져야 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으니까 되게 마음이 안타깝죠.

▷ 오태훈 : 지금 개그콘서트에서 새로 선보인 코너가 ‘불편한 삼대’.

▶ 강성범 : 네, 지금 그거 하고 있어요.

▷ 오태훈 : 안상태 씨하고 정승환 씨인가요?

▶ 강성범 : 정승환하고 강유미.

▷ 오태훈 : 아, 강유미 씨가.

▶ 강성범 : 이름도 잘 요즘 기억이 안 나요.

▷ 오태훈 : 그러니까 정승환 씨가 비행기 타고 우주선 타고 어디 갔다 왔더니.

▶ 강성범 : 보셨군요. 우주에 1년 갔다 왔더니 인터스텔라 콘셉트를 보니까 우주에 1년 다녀왔는데 시간 왜곡에 의해서 지구는 80년이 흘렀더라, 이 설정 하에 어린 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들이 90살이 됐고 10살 때 떠나와서 또 손주가 저고요. 그리고 또 지금 정승환 씨하고 짝인 강유미 씨가 우주에 같이 다녀온 몸은 30대지만 나이는 120살인 그런 설정으로 이렇게 했었어요.

▷ 오태훈 : 이 코너 하면서 가장 중점에 둔 웃음 포인트를 둔 부분이 있다 그러면 어떤 거예요?

▶ 강성범 : 나이가 훨씬 많아 보이는데 아들이고 손주고 손자고 그러다 보니까 거기서 이어지는 나이 먹은 아들을 귀여워해줘야 되고 구십 먹은 아들이 젊어 보이는 아빠한테 애교 부리고 놀아달라고 하고 이런 거죠.

▷ 오태훈 : 저는 그 코너를 보면서 우리 세대 간의 갈등 이런 것들이 굳이 별 의미가 없을 수 있다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왜 그걸 우리가 그동안 부여잡고 갈등을 소재로 남겨놨을까라는 그것을 타파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 강성범 : 코미디가 그래요. 요즘에 사실은 노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기가 굉장히 예민하고 힘들어요. 비하로 비칠 수 있다는 그런 거였어요. 그런데 저희는 자꾸 그런 거에 금을 밟아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자꾸 그런 얘기를 들을수록 정말 그런가보다. 예전에 아무렇지도 않았던 말들이나 행동들이 요즘 들어서 무슨 비하다, 감수성이 부족하다, 이런 것으로 폄훼가 되고 비난을 받잖아요. 그런 자기 편 쪽에 서서 상대방이 하는 건 무조건 잘못됐다. 그리고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으려고 이 사회 분위기 너무 각박하잖아요. 그것을 좀 깨보기 위해서 많이 금은 밟고 있어요.

▷ 오태훈 : 참 적절한 선택인 것 같아요, 그 부분들. 건드릴 수 없는 또 쉽게 우리가 저 문제는 하지 말자, 굳이라고 하는 부분들을 역으로.


▶ 강성범 : 그렇죠. 그전에 했던 처음에 복귀했을 때 했던 코너가 ‘복면까왕’이라고 감독님이 미리 마당을 펼쳐놓으셨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하는데 못하겠는 거예요.

▷ 오태훈 : 왜요?

▶ 강성범 : 시대가 뒤로 가는 것 같아요. 시사 코너를 하면 이쪽이 조금 예민한 얘기를 하고 저쪽에서 난리가 나고 저쪽 이야기를 하면 이쪽에서 난리를 치고. 이야, 이제는 공중파에서 특히나 공중파에서 코미디를 하기는 정말 힘든 시절이 왔구나, 시대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입에 올리기는 싫습니다만 군사정권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제는 권력이 누르는 게 아니고 각자 시민들이 자기 생각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거기에 대해서 비판을 가하는 게 좀 코미디 이래서 힘들 수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오태훈 : 그러니까 바로 그 부분인데요. 웃음의 포인트를 찾기 위해서 많은 고민들을 하고 다양한, 나를 깎아내리기도 하고 아니면 몸짓이라든가 이런 율동이라든가 이런 것을 통해서 하기도 하고 그런데 그런 것들이 그런 개그의 소재 하나하나가 예전에는 웃음이 됐다면 지금은 비난의 대상이고 왜 너희들은 그런 것으로밖에, 해서 웃길 생각을 하느냐라는 이런 비판들 올 때 참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 강성범 :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코미디의 가장 큰 요소가 정치, 종교, 성입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중에 우리나라 코미디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가만히 생각을 해보시죠, 시청자분들도. 없어요. 정치 얘기, 못하죠. 성 얘기, 못하죠. 종교 얘기는 더더욱 못하죠. 그러면 코미디가 할 수 있는 건 뭘까요? 그러다 보니까 얼굴에 분칠을 하게 되고 약간 과장되게 표현하게 되고 많이 먹는 쪽 캐릭터가 생겨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그렇게 가는 건데 그것마저도 비난의 대상이 되니까 이제 코미디가 갈 길은 어디인가라는 생각. 그래서 저는 항상 코미디의 시작이 그냥 그쪽 전공을 했으니까요. 예전에 중세시대 때 광대들이 귀족들을 겨냥해서 없는 사람들 속에 들어가서 거기서 풍자하고 해학을 일으키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라고 할까요?

▷ 오태훈 : 우리 예전에 탈춤이라든가 다 그런 것들이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 강성범 : 그렇죠. 양반들 그리고 왕족들 이것을 풍자하면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줬던 게 그게 코미디의 시초인데 그것을 하면 이제는 압박을 받는 그런 상황이니까 참 대한민국 코미디 힘들죠.

▷ 오태훈 : 그럼에도 후배들 요즘 다양한 활동들 또 공중파가 아니더라도 또 여러 가지 유튜브 이런 쪽을 통해서 다양한 시도들을 많이 하고 있더라고요. 후배들은 어떤 의견이에요?

▶ 강성범 : 힘드시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후배들이. 공중파에서 특히. 종편 같은 경우에는 훨씬. 그런데 그 종편 자체도 많이 제재가 있지만 공중파는 진짜 아예 뭘.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강아지 한 마리 사줄까?” 이게 안 돼요.

▷ 오태훈 : 왜요?

▶ 강성범 : 강아지를 너무 사랑하시는 분들이 “강아지가 물건이냐? 내 가족 같고 똑같은 생명이고 가족같이 아껴야 되는 그런 대상을 그렇게 표현을 하느냐?”.

▷ 오태훈 : 판매라는 시점으로 보느냐.

▶ 강성범 : 그래서 “강아지 한 마리 어때?” 이렇게 가야 되고. 이런 시절이 왔어요. 그러니까 사실은 강아지 한 마디 사줄까가 강아지를 비하하거나 강아지를 낮은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냥 통상적으로 하는 이야기들인데 그것조차도 이제는 해서는 안 되는 시대가 됐어요.

▷ 오태훈 : 그 부분은 우리 사회가 좀 더 인권적으로 다양한 측면으로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개그맨들, 코미디언 입장에서는 참 그게 어렵겠네요.

▶ 강성범 : 그렇죠. 그러니까 항상 요즘에는 말버릇처럼 이래요, “이거 해도 돼? 이말 해도 돼?” 일상에서는 평상시에 쓰는 말인데 “해도 돼?” 이게 입버릇처럼 나오게 됐어요, 회의하다 보면.

▷ 오태훈 : 강성범 씨 하면 많은 사람들이 스탠딩 코미디를 많이 했었고 수다맨 같은 것들도 그렇고 대사량이 많고. 게다가 또 사회 풍자 개그를 상당히 많이 시도했던 개그맨으로 알고 있습니다.

▶ 강성범 : 그랬죠. 그러니까 제가 ‘형님뉴스’하고 ‘수다맨’을 할 때는 김대중 정부 시절이었어요. 그때 전성기였죠. 그랬다가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형님뉴스’라는 코너를 했어요. 그때는 이 코미디 정말 할 만하다고 생각이 됐던 게 제약 없이 할 말은 해도 개인적으로 기업이라든지 관공서에서 변호사를 보내는 일도 있었고 왜 이렇게 이야기를 하느냐? 그런데 우리는 사실에 입각해서 이야기를 했다, 팩트를 기반에 두고 했다고 하면서 싸워가면서 코미디를 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러니까 팩트만 이야기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그런 시절이었죠.

▷ 오태훈 : 그야말로 풍자니까.

▶ 강성범 : 그렇죠. 이명박 정부 때는 그야말로 시사를 못하는 분위기였어요. 글쎄요, 모르겠어요. 위에서 하지 말라고 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알아서 하면 안 되는 것 아니야라는 분위기가 퍼졌던 것 같아요.

▷ 오태훈 : 자기검열?

▶ 강성범 : 그게 되게 문제인 것 같아요. 그리고 슬퍼요. 왜 스스로들 스스로 조심하고 몸을 사리는가, 대한민국인데 자유민주주의가 꽃 피운 나라인데.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시절 때 ‘LTE 뉴스’라는 것을 했는데.

▷ 오태훈 : SBS에서 했던 거죠?

▶ 강성범 : 그걸 했는데 내용이 좀 셌다고 유명 정치인이 방송국에 전화를 했대요. 그래서 그게 코너가 바로는 안 자르더라고요, 바로 자르면 말 나오니까. 다 못하게 하니까 손발 다 없어지고 그냥 신변잡기 얘기만 하게 시간을 두더라고요. 그래서 두 달 정도 하다가 딱 없애더라고요. 그뒤로 저는 SBS를 못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후회는 없어요. 제가 뭐 못 먹고 산 것도 아니고 그냥 저도 대출금 갚으면서 이자 갚으면서 살고는 있는데 글쎄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이렇게 자기 생계에 피해가 오고 특히나 유부남들은 가족 지켜야 되는데 가족들 건사하는데 걱정이 되고 이게 올바른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살아야만 너희들은 밥벌어먹고 살 수 있다, 그런 거잖아요. 그러면 안 되잖아요. 국민이 주인인데,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했다고 해서 이렇게 압박을 느끼고 겁이 나고 이러면 안 되잖아요.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 오태훈 : 풍자 코미디 하면 옛날에 돌아가신 김영곤, 그분이 생각납니다.

▶ 강성범 : 김영곤 선배님.

▷ 오태훈 : ‘회장님, 회장님, 회장님‘, ’탱자 가라사대‘ 최근에는 아예 이쪽이 많이 사라진 것이 아닌가.

▶ 강성범 : 어떻게 하든 욕을 먹으니까 뭐 하러 하느냐, 하지 말자라는 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사람들은 보면서 왜 코미디가 이렇게 저질스럽게 가느냐, 신변잡기만 늘어놓느냐고 하시는데 국민들이 도와주셔야 돼요. 사회 풍자, 비판하고 할 말은 하고 정말 촌철살인의 그런 것들을 원해야 되는데 당사자인 국민들조차도 자기가 생각하는 그것과 다른 내용의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면 비난을 가하고 이쪽도 마찬가지고 이런 사회 분위기 언제 해결이 될까요, 이 분위기가? 저는 정말 걱정입니다. 양극화 대통령께서 빨리 해결해주셔야 될 것 같아요.

▷ 오태훈 : 바로 그 부분인데, 강성범 씨 관련된 기사가 연예면이 아니고 사회·정치면에 등장을 했습니다.

▶ 강성범 : 네, 중앙일보에 나왔죠.

▷ 오태훈 : 지난 10월에 서초동에서 열렸던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무대에 오르셨어요. 그때 부인께서 어디 가셔서 나오셨다고 이야기 들었는데 그때 어떤 마음으로 참석하셨는지 궁금했어요.

▶ 강성범 : 원래 사회를 봐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셔서 집사람한테 물어보니까 도장 찍고 가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알았다, 그러면 발언이라도 할 수 있느냐 했는데 그것도 집사람이 해서 그냥 집회 참가만 하겠습니다라고 이야기했는데 막상 가서 앉아 있다 보니까 이게 좀 사람 마음이 쭉 걸어가면서 외치고 있는 사람들 표정, 얼굴, 나와 있는 아이들, 어르신들 얼굴들 보니까 이 사람들이 저렇게 간절한 눈빛으로 있는데 몸 사리고 이것은 아닌 것 같다는 가장으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을 했죠. 후회하면 제가 지는 것 같아서 후회는 안 해요, 먹고는 사니까요. 그런데 제가 하는 프로그램마다 악플들이 달리죠. 다른 건 괜찮아요, 가족 욕만 하지 않으면 괜찮은데 가족을 건드리는 사람들, “네 자식들이 불쌍하다.” 아니거든요. 저는 자식들한테 부끄럽지 않으려고 나간 거거든요, 그런 이야기들. 거기다 또 하지도 않은 음주운전했다고 음주운전 개그맨을 왜 쓰느냐고 그거 어디서 퍼진 이야기인지는 몰라도 어디다 얘기를 해야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음주운전 개그맨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도 올라오고 참 답답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좀 악플은 달 수는 있는데 요즘 악플 되게 문제잖아요. 저야 방송 24년 차니까 굳은살이 박혀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데 이거 굉장히 나쁜 일이에요. 컴퓨터 화면 뒤에 숨어서 손가락으로 남의 인생을 폄하하고 남을 갈기갈기 상처내는 것, 이거 다시 한 번 생각해야 되는 것 아닌가. 그게 멋있는 것 아닐까요? 왜 그런 것으로 사람들은 자기 얼굴은 숨겨놓은 채 사람이 목숨을 버릴 정도의 그런 책임감 없는 일들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답답해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어찌 됐건 서초동 집회가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집회였지 않습니까? 현재 계속해서 이제 그 집회는 여의도로 이어져와서 지금 검찰개혁에 대한 것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 강성범 : 여의도로 옮겨왔죠.

▷ 오태훈 : 이건 어떻게 보고 계세요?

▶ 강성범 : 제가 사회 제안을 받았을 때 안 한다고 한 것은 사실은 집사람 핑계를 댔지만 저도 겁이 났거든요.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왜 겁이 나야 하죠? 우리가 선출한 사람들도 아니고 우리가 뽑은 사람들도 아닌데 그 사람들을 왜 우리가 겁을 내야 되죠, 국민들이? 주인들인데. 국민들의 세금으로 그분들의 생계를 이어가게 만들고 있는 이 입장에서 왜 겁이 나야 하는지, 왜 저분들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잡아서 가둘 수 있다, 당연하게 생각되는 이 사회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검찰이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물론 조국 전 장관의 잘못도 있겠죠. 그런데 부풀려진 것도 많이 있고 이런 부분들 모르겠어요. 잘못이 있으면 벌은 받는 게 맞는데 왜 저들이 마음만 먹으면 작은 것도 크게 만들 수 있고 감옥에 넣지 않을 것도 감옥에 넣을 수 있고. 제 연예인 동료 중에 술 먹으면서 목소리 크게 냈다가 검사들한테 혼났다는 이야기도 있고. 검사들이 그냥 “너희들 조용히 해. 내가 어디 검사야.” 그런데 아무 소리도 못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그러니까 그 정도의 권한을 주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대접을 받는데 왜 저들은 저렇게 자기들이 그 권력을 마음대로 쓸까. 더 중요한 건 자기들이 일을 할 때 그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 그 일을 그만두게 되면 이제 다시 일반 시민으로 돌아가서 평범하게 살아야 되는데 왜 저들은 이 일을 그만두고도 더 부자로 살까. 이런 것 너무 특권이잖아요. 가장 중요한 건 저는 무서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국민들이 겁내는 곳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 마음에 나갔죠. 그래서 그렇습니다.

▷ 오태훈 : 눈빛이 달라져요, 이 말씀을 하시면서. 무대 위에 올라가서 수다맨을 패러디해서 집회에서 발언을 했어요. 수다맨은 언제까지 계속 외우세요, 그거를?

▶ 강성범 : 그것은 먹고살려고 하니까 행사장에서 가끔 원하시는 분들이 있거나 또는 시간이 비어서 시간을 때워야 할 때 그래서 지하철 노선도 3개는 외워놓고 있어요.

▷ 오태훈 : 그러면 1, 2, 3호선?

▶ 강성범 : 예, 1, 2, 3호선 외우고 있는데 버전이 15년 전 버전이라 중간에 새로 들어온 역도 있고 연장도 되고 그러더라고요. 연장 좀 하지 마세요. 좋은 역 이름 왜 자꾸 바꿔요.

▷ 오태훈 : 업그레이드를 시켜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너무 힘들 것 같아요.

▶ 강성범 : 그런데 그 리듬이 있고 머릿속에 박혀진 게 있기 때문에 못 바꾸겠더라고요.

▷ 오태훈 : 저는 연변 때 “아니겠습니까!” 이런 거 있잖아요. 뭐였죠, 그거?

▶ 강성범 : “저희 연변에서는 백년 묵은 산삼은 산삼 축에도 못 낍니다. 그거 500년 정도는 묵어야 저거 집에서 깍두기 해먹으면 되겠구나. 그럽니다.” 이런 거.

▷ 오태훈 : 아, 생각나네요. 맨 마지막에 거의 그냥...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드네요.

▶ 강성범 : 요즘 너튜브 세상이잖아요. 그래서 다시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은 합니다. 그런데 요즘 제가 팟캐스트라든지 그런 쪽으로 좀 하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이렇게 하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내 채널을 하나 만들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건 또 아닌 것 같고요. 왜냐하면 본인 채널 운영하시는 분들은 정말 죽을 각오로 하시는 거거든요. 매일같이 업로드를 하시고 매일같이 고민을 하시고 그것과 함께 살고 있는 분들인데, 제가 마음의 준비가 되기 전에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은 하고 있어요. 옛날 코미디 다시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 생각 외에 따로 준비하고 있는 계획 같은 게 있으세요?

▶ 강성범 : 저는 일단 마음껏 할 수 있는 코미디를 기획은 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게 준비 과정에 있긴 한데, 제가 정신적으로 약간 황폐화되어 있어서 이거 좀 수습을 하고 그다음에 준비해서 한번 제대로 된 시사 코미디 검열이 적은 곳에서 한번 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검열이 없는 곳에서 하셔야죠.

▶ 강성범 : 요즘은 너튜브도 검열을 하더라고요.

▷ 오태훈 : 오태훈의 시사본부 개그맨 강성범 씨와 함께 말씀을 나눠봤는데요. 끝으로 강성범 씨 추천 노래 들으면서 인사 드릴까 합니다. 어떤 노래 들을까요, 우리?

▶ 강성범 : 이 노래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러는데 이 얘기는 꼭 하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정치 이야기하고 사회 비판하면 왜 고루한 얘기, 쓸데없는 이야기하느냐, 재미없는 이야기? 왜 그렇죠, 왜 재미가 없죠? 아니거든요. 자기 삶과 가장 밀접한 일이 나라 정치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잘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 얘기를 하는 게 이게 군사정권 때부터 이어온 거예요. 너희들은 이런 것에 관심 갖지 말아라, 야구 봐라, 축구 봐라. 이렇게 뇌리 속에 박혀서 어른들이 그런 말씀하시는 거거든요. 아닙니다. 그 어느 이야기보다 술자리에서 많이 해야 되는 게 저는 정치 이야기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노래도 ’92년 장마, 종로에서‘ 정태춘 씨.

▷ 오태훈 :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 노래 들으면서 강성범 씨와 인사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정말 시사본부에 최적화된 개그맨이 아닌가 싶어서 반가웠습니다.

▶ 강성범 : 불러주셔서 영광이었습니다.

▷ 오태훈 : 고맙습니다.

▶ 강성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