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만에 쓰러진 형제복지원 피해자…“우리도 국민, 도와달라”
국회 앞에서 '과거사법' 처리를 요구하며, 24일째 고공 단식을 이어오던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자 최승우 씨가 오늘(29일) 오후 병원에 옮겨졌습니다. 이후 과거사 피해자들은 국회를 찾아 법안 처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소방 당국은 오늘 오전 국회 앞 엘리베이터 탑 위에서 고공 단식을 해오던 최 씨와의 연락이 끊겼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의료진이 현장에서 최 씨의 상태를 확인한 결과, 의식은 미약하게 있지만 같은 말만 반복하는 등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방 당국은 최 씨를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최 씨는 앞서 지난 6일부터 과거사법 통과를 요구하며 물과 소금으로만 버틴 채 24일째 단식 농성을 해왔습니다.
지난 22일 자유한국당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거사법이 행안위를 통과했지만 한국당은 '날치기'라며 재논의를 요구했고, 조사위원 추천과 조사대상 범위 등을 두고 이견이 있다며 법사위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최 씨와 같은 형제복지원 피해자는 오늘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민주당 홍익표, 이재정의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세상에 밝혀서, 우리도 사람이라는 걸 밝히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일반 시민이 짐승이 돼야 하느냐"며 "하루만이라도 떳떳하게 살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승우 씨가 25일째 단식하고 쓰러졌다"며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 피해자는 "(최 씨가) 이렇게 돼서 내려와서 살 수 있겠냐"면서 "농성 보기 싫다고 치우라고 할 게 아니라 농성 안 나오게 하는 게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이어 "그동안 말 못했던 사람들이 긴 시간 거쳐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