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정기국회 끝까지 필리버스터”…‘민식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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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개의 직전, 필리버스터 신청한 한국당

오늘(29일)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던 국회 본회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본회의 안건 199건 모두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했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본회의에 상정된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며 "이번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이 필리버스터는 계속될 수 있고, 저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 돌입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패스트트랙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검찰개혁 법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된 선거법 개정안, 이른 바 '하명수사' 감찰무마' 의혹 등을 거론하며 "사상 초유의 헌정 무력화 폭거에 어렵게 쌓아올린 자유민주주의와 의회민주주의가 사정없이 유린당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평화롭고 합법적인 저항의 대장정 시작하려는 것"

그러면서 "불법 사보임, 안건조정위 무력화 등 계속되는 불법과 다수의 횡포에 이제 한국당은 평화롭고 합법적인 저항의 대장정을 시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던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를 위한 '민식이법' 등 민생 법안의 처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선거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법안에 앞서 민식이법 등은 먼저 상정해 통과시키자"고 제안했습니다.

"선거법 직권상정 않는다 약속해 달라"…국민들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선거법을 직권상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 주면, 안건 순서를 바꿔 본회의를 진행하는 데 동의한다"는 겁니다.

나 원내대표는 유치원3법, 민식이법을 볼모로 삼은 결정이 아니냐, 정작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 이후 본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본회의를 개의할 수 없는 명분은 그 어디에도 있지 않다. 의장이 개의를 거부하는 것은 국회법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대해서는 "필리버스터를 철회하지 않으면 민생법안을 처리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우리가 규탄해야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오후 본회의를 시작하면 올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다음 달 10일까지 260여 시간 정도 무제한 토론하면 되기 때문에 충분히 저지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당의 계산입니다.

민주당 당혹…정의당, 대안신당 본회의 불참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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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이런 결정에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등 각 정당도 대응책을 고심 중입니다.

선거법 개정안 등 다음 달 상정이 전망되는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예상이 되던 전략이었지만, 역시 패스트트랙에 의해 오늘 상정되는 유치원 3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예상치 못한 분위기입니다.

민주당은 오늘 오후 의원총회에서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본회의 불참을 결정하고 자유한국당에 대한 규탄대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30년간 정치를 했지만 이런 꼴은 처음본다"며 선거법과 검찰개혁법을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의당과 대안신당도 자유한국당의 결정을 비판하며 오늘 본회의가 열리더라도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재적 의원 3분의 1이상 신청, 5분의 3 이상 동의가 있으면 종결됩니다. 그리고 한번 필리버스터를 했던 안은 다음 회기에는 바로 표결에 들어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