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소네 전 日총리 별세…야스쿠니 참배·개헌지지 '보수 원조'(종합)
by NEWSIS2차대전 후 현직 총리 최초 야스쿠니 참배로 '역사문제 단초' 제공
은퇴 후에도 '신 헌법제정 의원 동맹' 회장 역임
자위대 존재 헌법에 명기해야한다고 제언키도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에서 2차대전 이후 정치의 '총결산'을 내걸고 미일 관계 강화와 행정 개혁 업적을 낸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曽根康弘) 전 총리가 별세했다. 향년 101세.
29일 NHK,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나카소네 전 총리는 이날 오전 7시 22분께 도쿄(東京)도 내 병원에서 타계했다. FNN에 따르면 노환으로 숨졌다.
1918년 군마(群馬)현에서 태어난 그는 1947년 4월 군마 3구에서 중의원으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1959년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내각에서 과학기술청 장관으로 첫 입각해 이후 군수상, 방위청장관, 통산상, 자민당간사장, 행정관리청장관 등을 역임했다.
1982년 11월 제 11대 자민당 총재로 지목되며 제71대 일본 총리 자리에 올랐다.
외교안보 면에서 미일 관계를 '운명 공동체'로 자리매김한 공이 크다고 지지통신은 평가했다.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1911~2004)과 각각 '론(레이건 대통령)', '야스(나카소네 총리)'로 부르며 친밀한 관계를 구축했다. 방위비에 대한 국민총생산(GDP) 대비 1% 틀을 철폐하고 예산을 편성하며 미국과 협력 강화 노선을 명확히 했다.
행정 개혁 등에도 힘쓰며 '증세없는 재정 재건', 철도 민영화 등을 단행했다.
그는 특히 2차대전 후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침략전쟁의 상징인 야스쿠니(靖国) 신사를 참배한 인물로 유명하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1985년 8월 15일 종전일에 총리로서 2차대전 후 처음으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공식 참배했다. 방문 직전 후지나미 다카오(藤波孝生) 당시 관방장관이 "총리의 공식 참배는 위헌이 아니다"는 담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은 나카소네 전 총리가 "중국과 한국과도 양호한 관계였다"면서도 "총리로서 처음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공식 참배한 것은, 현재 역사문제의 단초가 됐다"고 평가했다. 참배 이후 당시 중국 등과 일본 내 일각에서 비판을 받아 이듬해부터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보류했다.
그는 지난 2003년 중의원 선거 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총리로부터 불출마 요청을 받고 정계를 은퇴했다. 중의원 당선 20회, 국회의원 재직은 56년에 달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의 재임기간은 1806일로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길었다. 2차대전 후 총리로서는 5번째로 장기 집권한 총리다.
그는 은퇴 후에도 헌법개정, 아시아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발언을 계속했다. 초당파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신 헌법제정 의원 동맹’의 회장을 역임하며 보수파 의원의 정신적 지주였다. 2017년 5월 출판한 저서에서는 전력의 보유를 인정하지 않는 헌법 9조2항을 개정해 자위대 존재를 헌법에 명기시켜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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