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주열 "내년 경기 완만히 개선…성장모멘텀 강한 건 아냐"
by NEWSIS올해 성장률 2.0%, 내년 2.3% 전망
마지막 기준금리는 1.25%로 동결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9일 "국내 경기에 대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현재 바닥을 다져가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내년 중반부터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11월 통화정책방향 설명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 총재는 "올해와 내년 성장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국내 경기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현재 바닥을 다져가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다소간의 등락이 있을 수 있지만 큰 흐름을 보면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움직임 보이다가 내년 중반경 부터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IT업황 또한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 이에 비춰보면 설비투자 등 중심으로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내년 전망치가 잠재성장률에 못미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성장모멘텀이 강하다고 볼 수는 없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번 발표에서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문구가 빠진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 기준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표현이 들어가거나 빠지는 게 향후 통화정책 뱡향을 시사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가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발표에서 "금리 조정 효과는 장기적으로 나타나는데, 두차례 금리 인하의 효과를 보고 완화를 조절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당겨지는 게 아니나는 기대감이 확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하고 나서 그 결정의 영향, 효과를 살펴보는 건 늘 일상적인 업무"라며 "지난 7월, 10월 두차례 금리를 인하했는데, 두차례 인하해서 그 영향에 대해서는 점검을 좀 더 강화해야겠다는 점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문구를 넣었다가 이번에는 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재가 누누이 강조해온 게 커뮤니케이션(소통)인데 문구가 들어가고 빠지면서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한 게 아닌가' 묻는 취재진에게 "시장에서 금리 인하가 당겨진다고 기대한다는데, 바로 통화정책에 반영하는 걸 시사하는게 아니라고 말해서 충분히 답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국채 매입 등 비통화정책 카드를 쓰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아직은 금리가 주된 수단이고, 정말 금리로 할 상황이 못되면 그걸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니까 준비를 하는 것"이라며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수단 시행을 염두에 두고 연구 중에 있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는 특정수단 염두 두지 않고 주요국이 도입했던 비통화정책수단을 폭넓게 살펴보는 단계"라며 "금리 1.25%인 현재 수준을 보면 아직은 금융정책으로 대응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이날 한은은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내린 만큼 당분간 인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한 차원이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원화가 아시아의 프록시(proxy) 통화로 활용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원화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통화정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해달라.
"제가 늘 이야기했듯이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의 경우에는 환율이 국내금리뿐만이 아니라 대외여건 등 여러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정책을 할 때는 환율 변동 그자체보다도 국내 변동과 경제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하는게 일반적이라 할 것이다. 대외 불확실성 따라 환율변동성이 커진 만큼 이런 상황을 유의하면서 통화정책을 해나가도록 하겠다."
-은행채 금리 등 상승하는 모습인데 16년 이후 최대수준이다. 최근 은행 시장 대한 의견을 달라.
"최근 CD금리가 상승했는데 내년 시행되는 신예대율 충족을 위해 일시적으로 그런 것이고, 은행 자금 부족을 나타내는 건 아니라고 저희는 판단했다. 최근 콜시장 보면 10월 금리 인하 이후 국내은행 간 콜금리는 일 평균 1.23%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이는 한은이 여유롭게 관리하면서 은행 간 자금시장 상황이 안정적이라는 걸 나타낸다고 본다. 한은은 앞으로도 단기자금 시장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 한편 원화 유동성 관리해나가겠다."
-반도체 시장 반등 시점과 회복 정도에 대해 여쭤본다.
"최근에 보면 메모리반도체 단가 하락세가 주춤하고, 반도체 경기 관련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그래서 저희들은 아무래도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는 관련 전문기관의 예측을 많이 참고하게 된다. 전문기관들은 가격 추이나 지표 움직임 이런 걸 감안해서 내년 중반쯤에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본다."
-내년에도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미·중무역분쟁 추이에 대해 한은은 어떤 시나리오를 반영해서 내년 성장률을 전망했는지 말해달라.
"미·중무역분쟁과 관련해서는 알다시피 한 때 크게 확대된 불확실성이 최근에는 양국간 1단계 협상 타결 여지가 생긴게 사실이다. 앞으로 더 악화되진 않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견해고, 저희들이 이번에 경제 전망하면서 이런 전망을 기본 시나리오로 설정했다. 그래서 만약 예상대로 분쟁이 완화된다고 한다면 그에 따른 불확실성 완화되면서 투자 증대 기여할수 있겠고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 수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저금리 추세가 위험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사나 연기금 수익 악화될수 있고 리스크테이킹할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또 저금리 위기를 촉발할 분야가 어디라고 보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최근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 늘어나는 등 위험 선호 경향이 강화되는 움직임 나타나지만 그동안 정부에서 거시경제 정책을 꾸준히 충분히 펼쳐온 결과 부정적인 영향이 어느정도 억제되고 있다 생각한다. 그렇지만 가계 레버리지가 높고, 부동산 시장으로 신용 공급이 이미 크게 확대된 상황이기 때문에 부동산, 위험자산으로의 확대 등으로 금융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은 각별히 살펴보겠다."
-주택가격 상승 심리가 가장 높은 상황인데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어떻게 보나.
"주택가격은 딱 예단해서 설명하기 어렵다. 주택매매가격은 비수도권에서는 하락세보이다가 멈췄고, 수도권에서는 오름세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점차 높아지는것도 사실이다.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정책 의지가 상당히 확고해 보이기 때문에 주택매매가격 방향성에 대해 지금시점에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단지 제가 말씀드릴수 있는건 민간 주택가격 기대심리 어떻게 바뀔지, 정책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그에 따라 시장상황 달라질 수 있어서 이 또한 주의깊게 살펴보겠다 말씀드린다."
-집값이 상승하더라도 금융당국에 맡기고 한은은 금리 인하 나설수 있나.
"누차 말했듯 통화정책은 주택가격 움직임에 직접 대응해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주택시장으로 자금이 쏠리게 된다면 가뜩이나 높은 걸 더욱더 높일수 있어서 그런 점에서 금융안정상 미치는 영향 유의할 필요 있다 생각한다. 늘 주택시장 정책 일관성있게 추진될 필요 있다고 하고, 한은은 거시경제 흐름과 금융시장 현황 살펴보면서 하겠다는 원론적인 말씀드릴 수 밖에 없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