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득 행정관이 유재수 감찰 중단 요구” 진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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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인걸 전 특감반장 진술 확보…청와대·친문 관여 첫 정황
천 행정관·조국 불러 조사 예정…윤건영·김경수 관여 여부도 수사

천경득 청와대 총무인사팀 선임행정관(46·사법연수원 33기)이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구속)에 대한 감찰 중단을 요구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천 행정관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던 유 전 부시장에게 인사청탁을 한 인물로서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도 참여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54)의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 결정에 청와대 및 친문 인사 관여 정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천 행정관을 불러 감찰 중단을 요구한 경위를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을 최종 결정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54)도 조만간 피의자로 불러 다른 청와대 및 여당 인사도 감찰 중단을 요구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2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천 행정관이 2017년 말 식사를 하자며 만난 자리에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을 요구했다”는 이인걸 당시 청와대 특별감찰반장(46·32기)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 전 반장은 검찰에 나와 “천 행정관이 ‘피아 구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 행정관은 유 전 부시장에게 ㄱ변호사를 금융위원회 고위 인사로 추천했고 실제 ㄱ변호사는 금융위 상임위원에 임명됐다. 검찰은 천 행정관의 인사청탁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특감반에 유 전 부시장 감찰을 하지 말라고 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천 행정관은 2012년 5월 문재인 당시 통합민주당 상임고문 지지모임인 ‘담쟁이포럼’에 참여했다. 2007년에는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캠프의 운영지원팀장을 맡았고 과거 노사모 회원들의 변호인도 했다.

이 전 반장의 상사였던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51·28기)도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 “당시 (감찰을 하지 말라는) 외압이 굉장히 심해서 (유 전 부시장이) ‘센 사람’이구나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50), 김경수 경남지사(52)가 유 전 부시장과 인사를 협의한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윤 실장·김 지사도 불러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을 압박했는지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특감반은 2017년 10월부터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진행했다. 특감반은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자료에서 유 전 부시장이 자산운용사 등에서 부정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디지털포렌식을 직접 지시했지만 2개월 후 “전화가 너무 많이 온다”면서 돌연 감찰을 중단시켰다는 참고인 진술을 확보했다. 조 전 장관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53), 박 비서관과 함께 상의 후 내린 결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