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과 패스트트랙] [국회 파행]“민식이법이 왜 협상카드 돼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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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시민단체, 비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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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법안 처리 호소 교통사고로 어린 자녀를 잃은 부모들이 29일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국회 본회의가 무산되자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민식이법’ 등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 관련법안 처리를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영민 기자

자유한국당이 29일 국회 본회의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해 ‘민식이법’ 등 어린이 교통안전 법안 통과가 어려워지자 유족들이 눈물을 흘리며 항의했다. ‘유치원 3법’ 처리도 불발되면서 시민단체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민식이법’ 주인공인 고 김민식군(9)의 어머니 박초희씨(33)는 국회 한국당 원내대표실 앞에서 통곡했다. 박씨는 “신호등 없는 곳에 신호등 만들어달라는 게, 대로변에 과속 단속 카메라가 없어 아이들이 위험에 처해 있으니 카메라 달아달라고 하는 게 왜 협상카드가 돼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당신들 그렇게 하라고 우리 아이들 이름 내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 최하준군(4)의 어머니 고유미씨(37)는 “저는 (법안이) 여기까지 온 게 의원의 선의와 부모의 마음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이 목숨과 (법안을) 거래하고 싶었던 것이다. 제가 그런 분들을 세금으로 밥 먹이고 차 태워가며 국회로 보냈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최군은 2017년 10월 서울랜드 주차장에서 미끄러진 차량에 치여 숨졌다.

‘유치원 3법’ 도입 운동을 해온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국회를 수십일 드나들면서 피눈물을 흘린 유족은 물론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에게 상처를 줬다”고 말했다. 이재근 참여연대 권력감시국장은 “국회의원들의 당연한 의무인 입법활동을 스스로 방해하는 행위”라며 “여야가 합의한 민식이법도 당리당략을 위해 볼모로 잡은 막무가내 행태를 시민들이 선거에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