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맨스라더니...존슨 총리, 트럼프 대통령에 총선 관련 발언 자제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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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P연합뉴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끈끈한 ‘브로맨스’를 과시했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다음주 런던 방문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영국 조기총선 관련 발언을 하지 않는 게 자신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2월2일~3일 이틀 동안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런던을 방문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29일(현지시간) LBC라디오에 출연해 “다정한 동맹이자 친구로서 우리가 전통적으로 하지 않는 일은 상대방의 선거 캠페인에 개입하는 것”이라면서 “미국과 영국처럼 가까운 친구이자 동맹인 나라들은 서로의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가벼운 입’이 오는 12월12일 조기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존슨 총리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후 미국과 무역협정을 맺으면 EU 회원국으로 있을 때보다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미국과의 무역협정은 영국 보건의료 체계의 핵심인 국민보건서비스(NHS)를 미국에 팔아넘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공격해왔다. 코빈 대표는 최근 보수당이 말로는 NHS가 무역협정 대상이 아니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팔아넘기려 했다며 관련 문건을 폭로하기도 했다.

더선은 보수당 원로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런던 방문 중 나올 수 있는 돌발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보수당이 지지율 조사에서 노동당을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자칫 역풍을 불러 선거를 망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것이다.

존슨 총리는 이를 의식한 듯 이날 방송에서도 “무엇보다도 NHS는 판매 대상이 아니다. 어떤 경우에도 이를 협상에서 논의하거나 민영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든 어떤 나라든 간에 협상 조건으로 이를 주장한다면 협상장에서 걸어 나갈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