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친정체제 구축으로 리더십 강화...’뉴 LG’ 본격화
1년 반만에 (주)LG 10개팀 중 9개팀 새인물로 채워 선대 회장들과의 차별화된 경영 위한 인사·조직 재편 그룹 계열사 변화·혁신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
by 이홍석 기자(redstone@dailian.co.kr)1년 반만에 (주)LG 10개팀 중 9개팀 새인물로 채워
선대 회장들과의 차별화된 경영 위한 인사·조직 재편
그룹 계열사 변화·혁신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년 연속 지주사 중심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친정체제 강화에 나섰다. 그룹 총수가 된지 1년 반만에 자신만의 경영 색깔을 드러내기 위한 준비를 마치면서 내년부터 이뤄질 LG의 변화와 혁신에 이목이 쏠릭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단행된 LG그룹과 주요 계열사 임원 인사에서 지주회사인 (주)LG를 중심로 한 콘트롤타워 강화 기조가 분명히 나타났다. 구 회장이 계열사 인재들을 지주사로 불러들이고 이들을 중용해 강력한 친정체제 구축을 통한 리더십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재 (주)LG는 전략팀·인사팀·재경팀·법무팀·CSR팀·전자팀·화학팀·통신서비스팀·경영혁신팀·자동차부품팀 등 10개팀 체제로 구성돼 있다. 구 회장이 권영수 부회장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고 역할별로 팀이 꾸려져 있는 구조다.
이번 지주사 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그룹 인사책임자가 1여년만에 교체된 것으로 구 회장의 친정체제 강화로 해석되고 있다.
김흥식 LG CNS 최고인사책임자(CHO·전무)가 부사장 승진과 함께 (주)LG로 이동해 그룹 전체 인사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김 부사장은 LG생활건강과 LG CNS 등에서 인사업무를 맡아온 인사통이다.
전임 이명관 부사장이 지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주)LG 인사팀장을 맡는 등 그룹 전반의 인사와 조직에 대해 잘 아는 인물이었음에도 교체를 결정했다. 특히 그가 구 회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LG화학에서 지주사로 복귀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번 인사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당시 그와 함께 지주사로 온 인물이 하현회 부회장과 자리를 맞바꿔 온 권영수 (주)LG 부회장으로 재계에서는 재무·인사통 영입으로 구 회장의 친정체제가 강화됐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여만에 다시 그룹 인사총괄을 교체한 것은 구 회장의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구 회장이 취임 1년 반만에 지주사 주력 팀장들을 대부분 교체한 것도 친정체제 구축을 통한 리더십 강화 차원으로 해석된다.
그 사이 두 번의 변화를 겪은 인사팀(김흥식 부사장)을 비롯, 재경팀(하범종 부사장)·법무팀(이재웅 부사장)·전자팀(정연채 부사장)·화학팀(강창범 전무)·CSR팀(이방수 부사장)·통신서비스팀(이재원 상무) 등은 모두 구 회장 취임 이후 팀장이 교체됐다.
이번에 부사장으로 함께 승진한 이재웅 팀장과 정연채 팀장은 각각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LG유플러스와 LG전자에서 지주사로 영입됐다. 또 이번에 전무로 승진한 강창범 팀장은 지난해 말 LG화학에서, 이방수 팀장과 이재원 팀장은 당시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에서 이동해 왔다.
하범종 팀장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주)LG 재경임원을 역임해 왔으나 지난해 구 회장 취임 이후 재경팀장에 선임됐고 이번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전략팀(팀장 홍범식 사장)과 자동차부품팀(김형남 부사장)은 지난해 정기인사때 외부(홍범식 전 베인앤컴퍼니 대표·김형남 전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에서 영입한 인물들로 채워졌다. 구 회장 취임 이전부터 팀장을 맡고 있는 이는 정현옥 경영혁신팀장(전무) 정도다. 정현옥 팀장은 지난 2017년 말 정기인사때 LG전자에서 지주사로 이동해 왔다.
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인재들을 지주사로 불러들이는 인사도 지속됐다. 승진과 함께 그룹 전체 인사를 총괄하는 인사팀장을 맡게 된 김흥식 부사장 외에 안준홍 LG이노텍 경영기획담당 상무도 지주사로 자리를 옮겨 그룹 내 핵심 요직인 정도경영 TFT에 합류했다. 이밖에 이동헌 LG CNS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와 백진무 판토스 상무도 지주사로 자리를 옮겼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지주사에 계열사 인사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이들을 승진시키는 등 중용하는 것을 두고 자신만의 친정체제 구축을 통한 리더십 강화 차원으로 보고 있다. 과거 선대 회장들과 다른 자신의 경영철학과 전략으로 차별화된 색깔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조직과 인사가 선행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들이 변화와 혁신을 꾀하기 위해서는 지주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하고 자신의 의중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자신이 믿고 쓸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인사를 살펴보면 지주사로 인재를 모으고 이들을 중용하는 방식으로 콘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중이 읽힌다”며 “선대 회장들과는 다른 40대 젊은 총수가 선도할 변화와 혁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 이홍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