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北이 전날 쏜 초대형 방사포는 탄도미사일 기술 접목한 것"
by 김명지 기자입력 2019.11.29 21:43 | 수정 2019.11.29 21:49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29일 북한이 전날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와 관련, "탄도미사일 기술을 접목한 방사포"라고 판단한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서 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인데 왜 한국이 방사포라고 하는냐"는 자유한국당 김성찬 의원의 질의에 "북한이 방사포라고 하니까 우리도 방사포라고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고 복수의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전했다.
서 원장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접목한 방사포"라며 "발사 체계가 다연장 발사체계란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는 직경 600㎜의 초대형 로켓 발사관 4개를 묶어 이동식 발사 차량에 탑재한 일종의 다연장 로켓이다. 방사포의 비행 궤적 등이 일반적인 탄도미사일과 흡사하고 기능도 유사해 우리 군 당국은 사실상 탄도미사일로 보고 있다. 초대형 방사포의 로켓에는 유도장치가 달려 있어 정확도가 탄도미사일과 다름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 원장은 북한이 발사체를 쏜 이유에 대해선 "연말까지 북·미 대화에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과 대한민국을 향해 보내는 것이라는 의도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이어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는 4번째로 8월 24일엔 추진기관 성능을, 9월 10일엔 정밀 유도기능을 검증했고 이번에는 10월 31일에 이어 연발 사격 능력을 시험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보고했다고 한국당 간사 이은재 의원이 전했다.
서 원장은 지난 25일 서해 접경 지역 섬에서 발사된 76㎜ 해안포에 대해선 "남북 군사 합의서상 완충 구역에 해안포대에서 사격했다"며 "(북한의 해안포 발사가) 군사합의 위반은 맞지만, 정전 협상 위반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답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민기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의도적이냐 우발적"이냐는 질의에 "의도적이고 계획적이라고 판단한다"면서도 "남쪽을 향해 쏜 것도 아니고 비거리도 길지 않고 소형인 76㎜ 해안포를 쏜 것을 보면 북한도 발사할 때 고심한 게 아닌가 싶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 연말까지 (북한의) 다양한 형태의 도발이 계속 있을 거로 보고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또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관련, "위성사진으로 파악해보니 그동안 움직임이 없다가 최근에 차량과 장비 움직임이 조금 늘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핵 발사와 같은 패턴은 아니냐’는 질문엔 "그렇게 단정하긴 이르다"고 했다.
좋아요 0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제휴안내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