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7번 국도서 차량 5대 연쇄 추돌....'도로 위 암살자' 블랙아이스 주의보

by

입력 2019.11.29 21:47 겨울철 도로에 눈에 보이지 않게 빙판이 생기는 현상인 ‘블랙아이스’(Black Ice)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9일 한국도로공사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15분쯤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송죽리 송죽교 인근 7번 국도에서 엑센트 승용차가 거진~간성 방면으로 운행하다 블랙아이스에 의해 미끄러지면서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이어 이 차를 뒤따르던 코란도 등 자동차 4대가 연속 추돌했다. 이 사고로 1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7시 45분쯤엔 경기 양평군 제2영동고속도로(광주∼원주간 고속도로) 동양평 IC 인근에서 자동차 20대가 연쇄 추돌했다. 이들은 앞서 가던 차가 블랙아이스 때문에 미끄러진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잇달아 미끄러지며 사고를 냈다. 40여 분간 이어진 연쇄 추돌 사고로 홍모(86)씨 등 3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https://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911/29/2019112903235_0.png
지난 15일 오전 동양평 IC에서 발생한 블랙아이스 교통사고 당시./독자 제보 영상 캡처

블랙아이스는 겨울철 도로 위 그늘진 곳에 내렸던 눈이나 비가 녹은 뒤 얇은 빙판이 생기는 현상을 뜻한다. 눈과 얼음에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과 도로 위 먼지 등이 뒤섞여 얼음막 색상이 아스팔트색인 검은색과 분간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블랙아이스’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터널처럼 햇빛이 잘 닿지 않는 곳이나, 습기가 많고 바람이 센 다리 위에서도 쉽게 만들어진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도로 결빙 등으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3800여 건에 이른다. 겨울철 주된 사고 원인인 ‘블랙아이스’ 발생 도로는 보통 도로보다는 14배, 눈길보다도 6배 더 미끄러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런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2.7%로, 맑은 날 건조 도로보다 1.5배 높다. 이 때문에 블랙 아이스는 ‘도로 위의 암살자’ ‘도로 위 지뢰’ 등으로도 불린다.

경찰 관계자는 "겨울철 도로 위에는 눈으로 분간하기가 어려운 블랙아이스가 형성돼 있는 경우가 많아 숙련 운전자라도 블랙아이스의 위험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운전해야 한다는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좋아요 0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제휴안내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