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지독한 방귀가 고민? 아빠가 탈모라 걱정?
by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은밀한 몸
옐 아들러 지음·카트야 슈피처 그림 | 배명자 옮김
북레시피 | 412쪽 | 1만8000원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 홍수라는 말처럼 너무 많아서 취사선택도 필수다. 그런데 유독 아무리 검색해도 속 시원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분야가 있다. 바로 건강·의학 등 몸과 관련된 것들이다. 답변 대부분은 이도저도 아닌 원론적인 답이고, 끝은 항상 병·의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상담해보라는 식이다. 그래서 건강·의학 관련해서는 주변 지인들에게 묻기도 하지만 물어보기 민망한 것도 많다. 가령 생식기나 성과 관련된 것,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방귀 같은 것들이다. 이 책은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고, 의사에게 상담하기도 다소 꺼려지는 내밀한 신체 부위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각종 방송에도 출연하는 독일의 유명 피부·비뇨기과 전문의다. 독일 슈피겔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20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매력적인 피부여행>의 저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저자는 “사적인 주제를 얘기할 수 있는 용감한 사람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책은 용기를 주는 책이다. 나는 당신을 돕고 싶다”고 말한다.
표지 그림만 봐도 알 수 있듯 책은 딱딱한 의학 서적이 아니다. 곳곳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재치 넘치는 서술로 가득 차 있다. 읽는 재미뿐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화제로 꺼내 이야기할 만한 유용한 정보들도 가득하다. 스스로 얼마나 몸에 대해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었는지 깨달을 수도 있다. 가령 탈모는 유전되는 증상이라 ‘할아버지가 대머리면 나도 대머리가 된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대머리 원인 유전자는 모계를 통해 전달된다는 건 몰랐다. 만약 친할아버지는 대머리고, 외할아버지는 대머리가 아니라면 미리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