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경기 바닥 다지고 있어"…금리동결 이어갈듯(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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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리 1.25%로 동결 "인하효과 지켜보자"
이주열 "내년에는 올해보다 성장세 개선될 것"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은 계속, 시점 전망 분분
신인석 금통위원, 금리인하 소수의견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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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이 29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택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내린 만큼 당분간 인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한 차원에서다. 국내 경기 부진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내년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일각에서 '경기 바닥론'이 제기되고 있어 한은이 당분간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보다는 본격적인 경기 관망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금리를 현재의 연 1.25%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올들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내렸다. 지난 7월 금리를 1.75%에서 1.50%로, 지난달 다시 1.25%로 0.25%포인트씩 내린 바 있다. 글로벌 경기 악화, 반도체 경기 부진,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빠르게 가라앉는 국내 경기 둔화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경기 '관망모드' 돌입한 한은 "2차례 금리인하 효과 지켜보자"

기준금리를 다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돌려놓은 한은 입장에서는 일단 인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가 바닥을 다져 나가는 모습이 아닌가 한다"며 "내년 중반 글로벌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IT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수출과 설비투자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완만하게 개선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경기 진단을 내놨다.

경기 회복세가 강하지 않지만 내년에는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이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2.3%로 제시했다. 미약하게나마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인하를 서두를 명분이 없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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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9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한은의 이번 금리동결 선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자금 이탈 위험을 고려해 한은은 한·미 금리 역전폭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연준의 정책금리는 1.50~1.75%로 우리나라 기준금리와는 0.5%포인트 차이가 난다. 정책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인하 카드를 아껴둘 필요가 있다.

들썩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과 증가세가 꺾이긴 했지만 누적된 가계부채 문제도 한은의 금리인하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지속적인 금리인하로 가계빚 증가세를 부추기고, 다시 풀려난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게 만들어 금융불안정을 키울 수 있어서다. 한 번 더 금리를 내릴 경우 기준금리가 1.00% 수준이 되기 때문에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도 보인다.

◇내년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은 계속

하지만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 바닥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기조적인 회복세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성장세와 미·중 무역협상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라 국내 경기 성장세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했다. 신인석 금통위원이 금리를 0.25%포인트 내려야 한다며 금리동결 반대론을 펼쳤다.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된다면 내년 한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점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인하 관망모드에 들어간 가운데 정책효과 타이밍, 내년 상반기에 금통위원 4명이 교체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추가 금리인하는 상반기보다는 7월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저물가로 고착화되는 부분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며 "내년 2분기 경기 회복에 대한 탄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한차례 인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