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초대형 방사포 '실전 배치' 임박했나…"연발사격 성공한 듯"
by NEWSIS北 "연발시험사격"했다고 보도…김정은 대만족
전문가 "30초 연발 사격했을 가능성 높게 본다"
기상 안 좋았지만 발사 실시…실전 능력도 검증
초대형 방사포 실전배치까지 얼마 안남았을 듯
다만 '성공' 표현 없고 '생산 및 양산' 지시 없어
추가 발사 통해 연발 사격 안정성 평가할 수도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북한이 지난 28일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한 가운데, '실전배치'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김정은 동지께서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하시었다"며, 전날 발사된 초대형 방사포 발사 사실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참관 사실을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특히 "초대형 방사포의 전투 적용성을 최종 검토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된 이번 연발시험사격을 통해 무기체계의 군사기술적 우월성과 믿음성(신뢰성)이 확고히 보장된다는 것을 확증하였다"고 강조했다.
이날 북한 보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표현은 '연발시험사격'이다. 전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초대형 방사포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380㎞, 고도는 약 97㎞로 탐지됐다. 2발 모두 약 380㎞를 비행했으며, 발사 간격은 30여 초 정도였다.
북한은 지난 8월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초대형 방사포의 연발사격을 시도해왔다.
1차 시험(8월24일) 당시는 17분 간격을 두고 2발을 발사했고, 2차 시험(9월10일)에는 19분 간격으로 발사했지만, 3차 시험(10월31일)에서 3분으로 크게 발사 간격을 단축했다.
다만 3차에 걸친 시험을 통해 내륙 관통 등 안정성까지 평가했지만, 3분 간격을 '연발 사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4차 시험 사격에서는 발사 간격이 30여 초로 탐지됐고, 북한도 보도에서 '연속사격체계' 같은 용어가 아닌 '연발시험사격'으로 평가해 실제 연발사격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에서도 이동식발사대(TEL)에 탑재된 4개 발사관에서 2개의 캡(뚜껑)이 벗겨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방사포탄을 발사하는 장면에서는 첫 번째 방사포탄 발사 후 나오는 후폭풍으로 추정되는 희뿌연 연기가 사진 배경을 뒤덮고 있다. 이에 따라 1개 TEL에서 30여 초 간격으로 2발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통신은 이번 발사에 대해 "전투 적용성을 최종 검토하는 목적"이라면서, "무기체계의 군사기술적 우월성과 믿음성이 확고히 보장된다는 것을 확증했다"고 강조했다. 기술적으로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듯한 암시를 준다.
또 통신에서는 "경애하는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시험사격결과에 대해 대만족을 표시하시었다"며, 시험 결과가 성공적었음을 시사하는 내용도 나온다.
군사 전문가들도 대체로 북한이 30여초 간격의 연발 사격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30초 간격으로 연발 사격하는 것은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신 사무국장은 "지난번 2차 시험 당시 야지(野地)에서 쏘다가 실패한 적이 있고, 북한이 비행장 같은 안정적인 장소에서만 계속 발사하는 것을 봤을 때 아직 야지 운영성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4발 연속 발사와 정확도 시험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초대형 방사포에 대해 "양산체제 구축 및 실전배치 단계로 들어설 듯하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올해 공개된 신형무기 4종 세트(북한판 이스칸데르·북한판 에이태큼스·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초대형 방사포) 중에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초대형 방사포가 2가지가 완성돼 실전배치 됐거나 곧 그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북한이 좋지 않은 기상 여건에서도 초대형 방사포의 연발 사격을 강행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발사 당일 기상청 레이더 사진에 따르면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는 구름량이 상당히 많았다.
이날 공개된 김정은 위원장 사진에서도 땅이 약간 젖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습도가 높고 기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의 무기체계의 운용 평가도 병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발사 시퀀스(순서)도 눈에 띄었다. 지난 8월 1차 시험 장면을 분석하면 좌측 상단 발사관과 우측 하단 발사관에서 먼저 방사포탄이 발사됐다.
이후 북한은 내륙을 관통해 안정성을 평가하던 10월 3차 시험부터는 좌측과 우측 상단 발사관에서 방사포탄 2발을 발사하며 순서에 변화를 줬다.
이번 4차 시험에서도 3차와 마찬가지로 좌측과 우측 상단 발사관 2곳에서 연발 사격을 실시해 안정성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기사 내용에 연발사격을 성공했다는 직접적인 표현이 없고,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이 별도로 직접 인용되지 않은 부분 등을 봐서 실전배치에 임박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이날 발사에 리병철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전일호 인민군 중장 등 북한 미사일 개발의 실무책임자인 '미사일 4인방'이 모두 참석했지만, 군수공업부문 노동자들을 치하하거나 양산을 독려하는 내용 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의 언급 내용을 고려할 때, 연발시험 사격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꽝꽝 생산하라'는 등 김정은의 초대형 방사포 생산 및 양산 지시나 고성능 무기체계 개발 성공 시 군수공업부문 노동자들에게 주던 훈포상 등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류 연구위원은 또 "(김정은 위원장이) 얼싸안고 담배를 나눠피우는 등의 격의 없는 행동을 보이던 과거 공개 활동 사례에 비춰보면, 이날 보도는 정제되고 안정되게 연출한 행사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며 "아직 현 단계에서는 실전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조금 더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무기체계의 군사기술적 우월성과 믿음성이 확고히 보장된다는것을 확증했다"고 표현했지만, 추가적인 시험 사격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1대 TEL에서 4발 연속사격을 테스트하거나, 2문 이상의 방사포를 동원해 4발 이상의 방사포탄을 30초 안에 동시탄착(TOT)하는 등 추가적인 검증 작업을 거쳐 '작전배치'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밖에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고려했을 때, 이번 초대형 방사포 발사는 함경남도 함주군 연포리 일대의 비행장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연포 비행장은 An-2복엽침투기가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공군 항공기 조종사들이 착용하는 회색 계열의 털모자를 쓴 인원들이 다수 확인된다는 점에서 항공부대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초대형 방사포가 놓인 바닥이 평평하고 방사포 뒤로 산이나 고층 건물이 없는 점 등을 미뤄봤을 때 연포 비행장 활주로나 그 인근에서 발사했을 수 있다.
합참은 이번 발사가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이뤄졌다고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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